넷제로 카운트다운 - 지구의 골든타임, 탄소 중립 5년을 위한 준비
이진원.오현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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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 어디에도 서울이라는 도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서해안의 국제도시 인천,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공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평택, 자율주행의 메카인 화성 역시 사라졌다. 수도권 도시뿐 아니라 대구, 부산, 창원, 광주 모두 바닷물이 역류되어 물속으로 사라지거나 섬이 되어버렸다."(p.14) 


탄소 중립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환경책 <넷제로 카운트다운>, 인트로 부분에 나오는 2100년 대한민국 상황을 그린 가상 시나리오다.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떠나 기후난민이 된다는 가상 시나리오로 시작하는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정부부처에서 기후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이진원과 오현진이다.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낯선 용어인 탄소 중립과 더불어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의 연관성에 대해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탄소 중립(넷제로)에 대해 독자들이 정확하게 알게 된다면,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후 테크를 통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이 책에 수록된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으로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과정들을 보면서, 독자들은 기후 위기가 결코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에게 닥친 시급한 해결 과제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글래스고 기후합의>가 타결되었다. 세계 각국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선진국은 2025년까지 기후변화 적응 기금을 두 배로 확대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우리나라도 이 회의에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했다. 초반에는 개인과 기업 모두 기후 위기를 걱정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은 오래가지 않았다. 텀블러와 용기 사용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던 개인은 편리함을 찾아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기업도 탄소 배출권 구매와 환경 시설 설치에 따른 기업 부담이 늘어나면서, 탄소 중립을 위한 각종 규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설상가상으로 폐업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실업률과 지역 경제 침체를 이유로, 탄소 중립 홍보에 적극적인 여론도 부정적으로 변해갔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논의된 '지구 온도 상승폭 1.5도 제한' 목표를 유지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195개국의 수장이 모인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에서 선진국을 비롯해 중진국과 개도국까지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새로운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2021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IPCC에서는 전 세계 195개국 합의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고,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2010년 대비 최소 45퍼센트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특단의 조치였다.  

2022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7)'가 열렸다. COP27에서 지구 평균온도 상승률 1.5℃ 제한 방안은 유지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정말 중요한 화석연료 감축안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 보다 경제적 논리가 앞선 결과다.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 중립(넷제로, Net Zero)을 목표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탄소 배출량 40%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후변화 대응지수는 조사대상 59개국 중 56위로, 발전 부문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 반면 기후 변화에 치명적인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44.0%로 가장 높다.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에도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30%에서 21.5%로 줄이고 석탄과 LNG 등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2030년 여전히 40% 이상이다. 2021년 <글래스고 기후 합의>에서 약속한 2030년까지 탄소 배출 목표를 지키기 위해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발걸음이 바쁜 이유다.  


이 책은 기후 위기에 대한 문제 제기와 탄소 중립과 기후 위기에 대한 연관성을 일깨워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 7가지와 함께 기후 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을 제시한다. 


기후 테크, 이 책에서 제시하는 생존전략이다.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새로운 혁신 기술을 통한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익과 손실을 따지는 경제 논리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시점이다.  


기후 위기는 앞서 말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왔다. 그리고 2030년 탄소중립, 넷제로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 이 책은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세계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탄소 중립은 모든 것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먹을 것, 입을 것, 에너지 등 모든 것을 줄이면서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아가자는 개념이 아니다. 재앙으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인류의 과제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 서평은 초록비책공방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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