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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시절
강소영 지음 / 담다 / 2025년 6월
평점 :
≪사랑이라는 시절≫ 강소영 작가의 신간 소개합니다.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선명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책방 마음이음 문옥미 대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밀려오는 아릿한 그리움"은 시간이 지나도 밀어낼 재간이 없고, 단지 "선명해진 것을 더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일 뿐"이라고
이 책의 추천사에서 이야기하는데요.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야말로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지는, 지워지지 않는 삶의 조각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이라는 시절≫은
강소영 작가가 전하는 따뜻했던 그 시절 속 부모님의 삶의 조각, 존경하는 아빠 갑천 씨와 애정하는 엄마 혜옥 씨의 인생과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로,
1부 잘생긴 갑천 씨, 2부 단정한 혜옥 씨, 3부 갑천 씨와 혜옥 씨의 딸. 모두 3부로 이루어진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딸에게 보내는 혜옥 씨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형언할 수 없는 애틋함과 그리움 그리고 세상 가장 순수한 사랑을 만나게 될 너와 나,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잘생긴 갑천 씨는
"전라남도의 자식 많은 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인물 좋고 활발한 소년이었습니다. 운전대를 잡고 전국을 누비는 청년이었습니다. 노래와 춤과 유머를 즐기던 그는, 성실과 근면으로 매일매일을 메우는 가장이었습니다."(p.12)
한국 전쟁 한가운데 가난한 촌부의 집에서 태어난 갑천 씨는 어머니마저 일찍 여의고, 그토록 다니고 싶은 학교를 뒤로하고 중학생 나이에 생계 전선에 뛰어들게 되는데요.
혜옥 씨가 경리로 있는 회사에 물품을 배달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다정한 혜옥 씨는
"충청도의 자식 많은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수줍고 조용한 소녀였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던 문학소녀였습니다.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는, 정직과 순종으로 삶을 가꾸는 아내였습니다."(p.12)
혜옥 씨는 고향을 떠나 인천으로 올라옵니다. 여상을 졸업한 혜옥 씨는 인천의 한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게 되는데요. 그곳에서 갑천 씨와 인연이 시작되고 겨울이 다하고 봄이 오는 길목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데요.
백년해로는 유일하게 갑천 씨가 혜옥 씨에게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되고 맙니다.
작가 강소영은
풍족하진 않았지만 부족하지 않은 사랑으로 자라난 갑천 씨와 혜옥 씨의 딸입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기억을 기록하고 싶다. 그때는 몰랐던, 귀하고 대단했던 내 부모의 삶을 적고 싶다. 삶과 사람을 글 속에 담고 싶어"(p.179),
아빠를 떠나보낸 5월의 슬픔을 마주하는 용기를 내어 愛 쓰는 시절을 통과하는 중입니다.
≪사랑이라는 시절≫은
"우리 아빠는 대체 왜 그럴까?"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p.12)
자식이라면 낯설지 않을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부모에 대한 원망이 담긴 물음들 앞에,
몸을 깎아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내어놓고 마음을 다해 온기를 심어준 부모에게 띄우는 세상 모든 자식들의 연서가 될 것입니다.
어떤가요?
"너무 사소해서 귀하고 소중한 줄 몰랐던 그때" 당신의 이야기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나요?
"그때의 나는, 가방끈 짧고 가난한 아빠를 부끄러워했다. 아빠의 마지막 나이를 향해 가는 지금의 나는, 글로나마 아빠에게 용서를 빌고 싶다.
엄마의 삶을 글로 써도 되겠느냐고 엄마에게 물었다. 우리 딸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오히려 고맙다고 하는 엄마에게, 나는 더더욱 미안해졌다."(p.179)
<담다스 5기, 서포터즈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협찬 받은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