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고양이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마치다 나오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살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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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길고양이와 연이 닿은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렇게 오래도록 길고양이와의 연이 지속될 줄은 몰랐는데, 그동안 여러 길냥이들이 스쳐가기도 했지만 꽤 오래 얼굴을 보며 지낸 고야이들도 있다.

날이 풀리고 길고양이 TNR을 진행한 후, 살림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름 없는 고양이>를 읽으면서 내 기억 속 길고양이들을 떠올려보았다.

사실 나는 좋은 일이든 뭐든 오래 하면 지치는데 이 그림책을 읽고 나니 계속해서 길고양이와의 연을 이어갈 힘을 얻었다.

그러고 보면 이 그림책과의 만남은 지나칠 수 없는 그 눈빛 때문에 손을 내밀게 되었다는 점에서 길고양이와의 만남과 비슷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어도 표지 속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저 눈망울을 보면 눈길을 거두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얀 표지 속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저 고양이는 다른 많은 길고양이들과 마찬가지로 이름이 없는데, 마을 곳곳에서 사랑을 받고 그 애정의 증거로 주어진 이름으로 불리는 다른 고양이들을 부러워한다.

멀리서 이름을 가진 고양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이름 없는 고양이의 모습을 발견할 때면 가슴이 아렸다.

그중 꼬맹이라는 이름의 채소 가게 고양이는 지금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 쪼그마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는데, 나도 큰 고양이들 사이에서 혼자 작은 몸으로 밥을 먹던 새끼 고양이에게 꼬맹이라고 이름 붙여줬다.

우리 동네 꼬맹이는 아직은 다른 고양이들보다 작지만 잘 자라는 중이니까 몇 달 뒤면 그림책 속 채소 가게 꼬맹이처럼 이름을 조금 부끄러워할 덩치가 되겠지.



또 내가 사는 곳에는 나 말고도 길고양이를 챙겨주는 분들이 있기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고양이들이 몇 마리 있는데, 미미와 동그리라는 서로 다른 느낌의 두 이름으로 불리는 카페 고양이를 보고는 그 고양이들이 떠올랐다.

한 고양이에게 여러 이름이 붙는 이런 경우는 길고양이에 대한 따뜻한 마음 때문에 생기는 흐뭇한 일이 된다.

하지만 하나의 이름도 없어서 슬퍼하는 이름 없는 고양이는 이름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절에 사는 고양이 보살이가 직접 이름을 지어보는 게 어떠냐며 마을에서 고양이 이름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제안에 이름 없는 고양이는 자신의 이름을 찾아 나섰지만 마음에 와닿는 이름을 찾을 수가 없었고, 비를 피하는 고양이의 마음에도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이름을 찾는 고양이의 주눅이 든 표정과 몸짓은 그동안의 길 생활이 어땠을지를 짐작하게 하고, 고양이가 이름을 찾는 과정에서 구박받는 길고양이의 삶을 보여준다.

길고양이.

더러운 고양이.

이상한 고양이.

그런 건 이름이 아니야.


이게! 

저리 가!

훠이 훠이!

이런 것도 이름이 아니야.

작가 둘 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이고, 특히 그림 작가 마치다 나오코가 그린 고양이의 모습은 집사로서의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해서인지 사실적이어서 길에서 만난 길고양이들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했고, 종이의 질감, 그리고 물감과 붓의 흔적이 드러나는, 내가 선호하는 매력적인 방식으로 그려지고 칠해졌기 때문에 더 마음에 들었다.

또 이 그림책은 고양이와 함께 해온 글 작가 다케시타 후미코와 그림 작가 마치다 나오코에게 소중한 작품일 테지만,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긴 고향옥 번역가에게도 세상을 떠난 반려견의 이름을 담은 특별한 작품이 되었다는 게 인상적이다.


내 경험을 돌이켜봐도 이름을 붙여준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들과는 다른 고양이가 된다.

더 친밀하게 느껴지고, 마음을 쓰게 되고, 더 사랑스러워지고, 그 고양이에 대한 슬픔과 기쁨 모두 배가 된다.

그래서 길고양이의 끼니를 챙겨주지만 정이 들까봐 무서워서 이름은 차마 지어주지 못했다는 분을 본 적도 있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나는 여러분이 길고양이에게 이름을 붙여주었으면 좋겠다.

김춘수 시인의 유명한 시 <꽃>의 구절처럼,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다가와 또는 다가가 꽃이 되는 일을 많은 이들이 경험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길고양이와 연이 없다 해도 우리는 애착을 가졌다는 의미로 살아있는 생명체뿐만 아니라 사물에도 이름을 붙여주기 때문에 이름을 지어준다는 의미를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앞서 말했듯 <이름 없는 고양이>를 보고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는데, 이름이 주는 의미와 두 작품에 담긴 감성이 보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이 그림책에 담긴 이야기는 길고양이에게 한정되지 않고 많은 이들의 가슴에 가닿을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이 그림책을 볼 때는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면지에 그려진 고양이와 강아지를 하나하나 보고, 본문을 읽고, 책의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면지를 본다면 마음 한켠이 따스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면지도 꼭 챙겨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절에 사는 고양이 보살이의 말처럼 고양이 이름 하나쯤은 쉽게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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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가문 메디치 3 - 프랑스를 지배한 여인
마테오 스트루쿨 지음, 이현경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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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의 명문가인 메디치 가문(Medici Family)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산드로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등 수많은 예술가를 후원하고 지지함으로써 르네상스 시대를 꽃피우게 한 대지와 자양분 같은 역할을 한 가문으로 알려졌는데, 이 사실은 메디치 가문을 한 나라만큼이나 유명하게 만들었고 나도 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는 세 권이 출간되었고 코시모 데 메디치를 중심으로 한 1권, 로렌초 데 메디치를 중심으로 한 2권, 그리고 카테리나 데 메디치를 중심으로 한 3권이 있다.
세 권 중 내가 이 세 번째 책을 가장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메디치 가문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맛보기로 읽어보았던 프롤로그에서 고모 클라리체와 함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을 보며 눈빛을 반짝이고 재잘거리던 영리한 여자아이가 어떻게 자랐는지도 궁금했고 말이다.

같은 시리즈의 1권과 2권을 제쳐두고 3권부터 읽어도 괜찮을까 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각자 다른 인물을 다룬 개별적인 이야기여서 3권을 먼저 읽어도 문제 없었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 세 번째 책의 주인공인 카테리나 데 메디치는 정략결혼으로 프랑스 왕의 아들과 결혼했지만, 이탈리아 사람이나 장사꾼 딸로 불리는 등 프랑스 궁전에서 환영받지는 못하는 이방인이었다.
게다가 남편 앙리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디안 드 푸아티에라는 애인이 있었기 때문에, 앙리는 카테리나를 싫어하지는 않더라도 소홀히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앙리의 형이자 프랑스의 왕세자였던 프랑수아 왕자가 죽임을 당하자 앙리가 왕세자가 되고 카테리나는 왕세자비가 되면서 둘 사이의 후손 문제가 중요해졌다.
하지만 앙리는 애인 디안 드 푸아티에에게 빠져서 카테리나는 남편과 잠자리를 가지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후손을 가지는 일은 멀게만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카테리나의 시아버지인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1세가 카테리나를 좋게 보고 보호해준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대로라면 시간이 흘러 프랑수아 1세가 세상을 떠나면 카테리나가 난처해질 것은 불보듯 뻔했기에 프랑스에서 안전하게 위치를 확고히 하려면 후손을 빨리 가져야 한다는 왕의 충고는 카테리나에게 더 와닿았다.

당시 프랑스 왕세자와 결혼한 이탈리아 출신 카테리나가 프랑스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는 방법으로 후손을 가지는 것이 최우선이었다는 것은 씁쓸하지만 현실이었다.
카테리나는 자신의 장래에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저서 <군주론>을 몇 번이고 읽으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렸지만 시간만 흘렀다.

사실 지적이고 교양있고 영리하다는 카테리나가 이 상황을 개선시킬 방법으로 점성술사 노스트라다무스을 찾기 시작한 것은 의외였는데, 나에게 그 남자는 이상한 사이비로만 보였지만 카테리나는 절박한 상황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프란체스카 안티노리 부인과, 프랑수아 1세 덕분에 곁에 두게 된 유능하고 충직한 군인 레이몽 드 폴리냐크 사령관 덕분에 오랜 시간이 걸린 끝에 노스트라다무스(미셸 드 노스트라담)을 찾았고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 아들을 낳았지만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 불필요하고 속임수가 담겨있고 어리석거나 잔인한 말들은 그 말을 듣는 사람에게 던져주는 동전이지요. 보잘것없는 동전 몇 개의 가치밖에 없습니다. 말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몇 푼 되지 않는 사기를 치려고 하는 사기꾼의 말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그 사기꾼은 그리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그 사기꾼은 운명입니다. (...) 그러니 당신은 오감을 신뢰하는 데 그치면 안 됩니다. 당신은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합니다.”

p.160-161


이 소설은 실존 인물과 역사를 바탕으로 쓰였기 때문에 소설의 배경인 1500년대(16세기)의 역사, 예를 들면 합스부르크의 카를 5세 황제군과 프랑스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이나 가톨릭과 신교도 사이의 종교 갈등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이런 요소가 사실적인 느낌을 줘서 소설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여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지루함 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또 본문 앞에 카테리나 데 메디치의 초상화와 성의 사진이 수록되었는데, 앞서 말한 프롤로그에서 어린 카테리나 데 메디치가 보고 감탄했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나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퐁텐블로 성 등이 있고, 사진을 간단히 소개할 때 소설과 연관해서 설명한 것도 좋았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 3권을 읽으니 메디치 가문의 다른 인물과 메디치 가문 자체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역사 속 여성의 다른 이야기를 많이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다시 한번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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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펫시터 & 도그워커 매뉴얼 - 일상케어와 응급처치부터 노즈워킹, 카밍시그널, 클리커 트레이닝까지
박효진 지음 / 예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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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좋아하는 내가 해외 영화나 드라마에서 개나 고양이를 돌보는 펫시터나 강아지를 대신 산책시켜주는 도그워커를 보고 관심을 가지지 않을 리가 없었는데, 그때 국내에서는 펫시팅이나 강아지 산책을 대신 해주는 일 같은 건 생소했다.
그렇게 예전에는 해외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 같았던 펫시터와 도그워커였지만, 요즘에는 반려동물 카페나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펫시터나 강아지를 산책 알바를 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이 눈에 띄기도 하니 해외나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펫시터나 도그워커를 해서는 안 되며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들이 여러 가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권으로 끝내는 펫시터&도그워커 매뉴얼>은 제목과 ‘일상케어와 응급처치부터 노즈워킹, 카밍 시그널, 클리커 트레이닝까지’ 라는 부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한 권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으려고 했고, 독자는 이 한 권으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것에서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부담을 덜 수 있다.

나는 펫시터 도그워커에도 관심이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 나와 함께하는 강아지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배우고자 했다.

그리고 나는 펫시터나 도그워커가 될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반려견과 함께 하는 반려인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아니,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반려견의 반려인은 가족인 것과 동시에 펫시터이자 도그워커여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 둘이 알아야 하는 것은 반려인도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은 펫시터와 펫시터가 되고 싶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에 그치지 않고 펫시터를 구하고 강아지를 맡겨야 하는 보호자 입장에서도 유용한 정보를 담았는데, 펫시터를 찾고 강아지를 맡길 때 살펴야 하는 점과 펫시팅 후 후속조치로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정보를 단순 나열한 게 아니라 실생활 및 훈련 때 유용할 정보를 알려준다는 점이 좋았는데, 예를 들면 아파트나 빌라에 사는 인구가 많은 만큼 산책 시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그때 주의해야 할 점과 사례를 알려주고, 리드줄을 놓치거나 교통사고가 나거나 다른 개에게 물리는 등 산책 시 마주하게 될 여러 상황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다.

특히 우리 강아지는 간식을 먹다가 이물질이 걸린 적이 있었고 그래서 응급처치에 대한 부분은 필수적으로 알아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으로 뭐든 검색해볼 수 있는 시대이지만 응급 상황이 닥치면 당황하게 되고 1초가 중요하기 때문에 미리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알아두는 게 필요하다.
나는 이전에 강아지 목에 무언가가 걸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봐두었기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지만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하다.

이 책에 강아지가 화상을 입었을 때, 목에 이물질이 걸렸을 때, 질식 증상을 보일 때, 발작이나 경련이 일어났을 때의 응급처치와 인공호흡법이 있으니 읽어보고, 유튜브 등에서 영상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다보면 동물이 사람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이 아니라 자주 해보지 않았을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는 인간의 언어를 말할 수 없으니 우리가 반려견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야 한다.

‘카밍 시그널’은 개들이 보내는 모든 신호가 아니라 다양한 감정신호 중 하나로, 개가 스트레스 받거나 불편할 때, 두려움을 느낄 때, 자신과 상대를 진정시킬 때 사용하는 진정 신호라고 한다.
동물이 보내는 몸짓 신호를 알아두면 소통의 부재로 인해 생길 사고와 문제를 미연에 막을 수 있다니 강아지와 친밀해지는 것 그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에소그램(ethogram)은 블랙박스처럼 동물의 행동패턴을 기록해서 내 반려동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문제가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판단할 때 도움을 준다고 하니 나도 내 반려견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책에서 알려준대로 기록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저자가 2019년에 미국에서 전문가 과정을 이수했다는, 동물이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짧고 뚜렷하게 ‘딸깍’ 소리를 내는 클리커라는 장치를 사용해서 알려주는 훈련법인 클리커 트레이닝도 마음에 들었다.
클리커 트레이닝은 바람직한 행동에 보상의 주는 인도적인 긍정 교육법이고, 나 또한 칭찬과 보상을 활용하는 긍정 교육법으로 우리 강아지의 배변훈련을 했고 지금까지도 성공적이라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자가 반려동물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저자는 글에서 애완동물이나 애완견 대신 ‘반려동물’이나 ‘반려견’을, 그리고 ‘보호자’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호칭을 동물에게 쓰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고 유난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말은 사람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단어 하나도 중요하고, ‘짝이 되는 동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반려’라는 단어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하는 친구임을 인지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단어 사용부터 반려견과 반려인 사이를 동반자로 대하는 저자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고, 그게 내가 이 책의 신뢰하고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이 책을 읽고 실천하면 펫시터와 도그워커로서는 다른 사람과 차별화될 수 있고, 반려견의 가족으로서는 내 반려견과 더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지만 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배려와 함께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의 노력 또한 필요한데 그게 바로 펫티켓이고,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한다면 반려견과 그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도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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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꿈을 그리다 - 반 고흐의 예술과 영성
라영환 지음 / 피톤치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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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 빈센트 반 고흐는 현재 가장 사랑받는 화가가 아닌가 싶은데, 그만큼 지금까지 출판된 그에 대한 책은 그 수가 많고,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에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책은 몇 권이나 읽었다.

그렇게 그에 대한 책으르 여러 권 읽었음에도 이번에 또 <반 고흐, 꿈을 그리다>를 읽게 된 이유는 저자가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작품을 기독교와 영성이라는 다른 시간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빈센트 반 고흐는 목사의 아들이고 자신도 목회자가 되고 싶어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것은 이전에 그에 대한 책을 읽으며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뿐 그의 삶이나 작품을 종교적으로 보거나 해석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게 의아하다.

 반 고흐의 소명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그러한 소명이 인생 전반부에서는 성직자로서, 후반부에는 화가로서 표현된 것뿐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난한 자를 위해 헌신하셨듯이, 자신도 예술을 통해 사회적인 약자를 섬기고자 하였다.


p.18

<반 고흐, 꿈을 그리다>는 신학자 라영환 교수가 2017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의 결과다



1부 '반 고흐 해석의 난점들'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작품에 대해 알려진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데,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 가장 널리 알려졌다고 생각하는 이야기,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귀를 잘랐다는 이야기는 빈센트가 아니라 고갱의 증언을 바탕으로 알려졌다며 빈센트 스스로가 아닌 고갱이 펜싱 칼로 빈센트의 귀를 잘랐을 가능성을 말하며 시작한다.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한 <까마귀 나는 밀밭>은 편견 때문에 이 작품이 가지고 있던 어두운 죽음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까마귀를 보고 봄을 떠올리며 하나님이 이 땅을 새롭게 하실 거라고 쓴 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를 인용하며 고통 속에서 솟아나는 힘을 말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책을 읽으며 <까마귀 나는 밀밭> 외에도 이런 식으로 그의 여러 작품들을 해석한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오늘 아침 교회 위를 날아다니는 까마귀 떼를 보았어. 이제 곧 봄이 오겠지. 종달새도 돌아올 것이고. "하나님은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신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할 것이다."라는 성경 말씀처럼 하나님은 이 땅을 새롭게 하실 거야. 그리고 그 하나님은 사람의 몸과 마음도 새롭게 하실 것이고. (1877.1.21)


p.66

2부 '반 고흐가 되어 반 고흐를 보다'에서는 그의 가족관계와 성장과정을 통해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서 더 깊게 알아본다.

여기에서 빈센트가 보낸 편지 2/3이상의 수취인일 정도로 절친한 친구이자 후원자로 잘 알려진 친동생 테오와, 빈센트가 죽고 6개월 후 테오도 따라가 뒤에 남아 빈센트의 편지와 작품을 보관하며 빈센트 반 고흐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테오의 배우자 요한나의 이야기를 읽으며 감명받지 않을 수 없었다.

요한나가 남편 테오에 대한 그리움에 빈센트와 테오가 주고받은 편지를 몇 번이고 읽다가 빈센트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게 인상적이다.


3부 '반 고흐의 예술과 영성'에서는 노동의 신성함을 그린 밀레의 작품을 모작하고 재해석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중 <씨 뿌리는 사람>을 시작으로, 직업적 소명설과 세속적 금욕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그의 신앙적 배경인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칼뱅주의가 그의 그림에 영향을 주었다며 빈센트 반 고흐의 유명작 <해바라기>를 비롯하여 그의 여러 작품에 대해 말한다.

 반 고흐의 생애를 다룬 BBC 다큐멘터리 <명작의 사생활: 빈센트 반 고흐>에서 그가 해바라기를 그리는 데 그토록 집착했던 이유를 흥미롭게 설명한다. 더글라스 드루윅은 해바라기가 오랫동안 기독교에서는 세상의 빛이 되신 그리스도를 추구하는 신자들의 갈망을 표현하는 전형적인 상징으로 사용되어 왔다고 주장하였다. 즉 해바라기는 '이미타티오 크리스티(그리스도를 본받음)'의 상징이었다. 17세기 네덜란드 성경책 요한복음 1장에는 그리스도를 나타내기 위하여 해바라기 삽화가 있었다고 한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반 고흐는 어릴적부터 해바라기의 이러한 상징적인 의미에 익숙했을 것이다. 반 고흐는 해바라기가 갖는 이러한 상징성과 해바라기의 색채 그리고 태양을 바라보는 꽃의 특성을 연결시켜 영원을 사모하는 신자들의 갈망을 표현했다.


p.281-282

저자는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작품을 기독교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석했지만, 그 해석의 근거로 빈센트 반 고흐의 서신을 인용하며 제시했다는 것은 저자의 의견에 힘을 보태준다.

물론 편지글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어서 빈센트가 솔직하게 진실만을 적었을 거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현존하는 기록 중에서 그와 가장 가까운 글일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저자는 사무실에만 앉아 있었던 게 아니라 빈센트 반 고흐의 자취를 따라 그가 머물렀던 곳과 같은 관련 장소를 직접 걸어가 보았다.



또 책 속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작품과 다른 화가의 그림 몇 점,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의 생가, 그가 다녔던 서점, 그의 그림의 소재가 된 장소 등 많은 양의 그림과 사진 또한 수록되었는데, 소수인 몇 개의 그림은 감상하기에는 크기나 선명함에 아쉬움이 조금 있었지만 사진과 함께 참고 자료가 되어 책을 풍성하게 했다.



이번에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작품을 기독교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한 <반 고흐, 꿈을 그리다>를 읽으며 어둡고 광기 어린 비운의 빈센트 반 고흐가 아닌 그와 그의 작품의 다른 면모를 알 수 있었고, 이전과는 다르게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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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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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철학의 역사 입문서를 하나 읽고 다음 책으로 <틸리 서양철학사>를 읽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세 가지인데, 첫째는 이 책이 미국 대학에서 교과서로써 쓰였다는 것, 둘째는 오랜 시간 읽힌 저서라는 것이고, 셋째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았다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이 쓴 글이 온전히 객관적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먼저 수많은 정보 중에서 글에 적어 넣을 것을 고르는 것부터가 개인의 판단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객관적인 글은 존재 가능하다고 보고, 역사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틸리 서양철학사>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았다는 소개를 보고 관심을 가졌다.

이 특징 때문에 이 책이 미국 대학에서 교과서로 쓰이고 오랜 시간 읽혔을 것이라 생각한다.


철학 교수 프랭크 틸리가 쓴 <틸리 서양철학사> 원서(A History of Philosophy)는 1914년에 첫 출판되었다니 100년도 더 지난 책이고 개정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국내에서는 이전에 현대지성사에서 <표준 서양철학사>라는 제목으로 1998년에 출판되었던 책이 올해 <틸리 서양철학사>로 다시 출판되었는데, 국내 출판계는 넉넉지 않은 형편이어서 팔리지 않는 책은 오래 지나지 않아 절판되어 만나기 힘들기 때문에 국내 첫 출판 후 20년이 더 지난 시점에 다시 출판되었다는 사실은 이 책이 오랜 시간 읽혔다는 말을 뒷받침해 준다.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가장 큰 특징은 '교과서적'이라는 것이다.

책을 펼치고 서론을 지나면 가장 먼저 그리스 철학부터 만나게 되는데, 그리스의 환경, 정치, 문학, 종교부터 짚는 것을 보고 좋은 인상을 받았고, 특히 소개하는 철학자나 사상의 문제 또는 한계를 적은 부분은 더 관심 가지고 읽었다.

프랭크 틸리는 서양 철학의 역사 흐름 속 다양한 학파와 철학자들을 설명할 때 세부적으로 나누어 폭넓게 다루었는데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서는 신학, 물리학, 생물학, 정치학 등의 분야로 나누어 알려준다) 이러한 점도 학창시절에 공부하던 교과서를 떠올리게 했다.

부드러운 설명이 선호되기 때문에 예전과는 달리 친근한 설명을 강점으로 내새운 책들이 출간되었고 교과서라 이름 붙인 책들 중에도 딱딱함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한 책들이 존재하지만 아직도 교과서라고 하면 딱딱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러한 교과서적인 문체이지만 이런 문체는 명료하다는 장점이 있다.



<틸리 서양철학사>는 입문서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깊이 있으면서도 서양철학사 전체를 정리할 수 있는 책을 찾는 독자가 살펴보기에 알맞은 책으로, 철학의 흐름과 변화를 따라가는 것은 생각보다 흥미로웠으며 여러 학파와 철학자들의 사상을 만나면서 내 사고가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읽기에 쉽지만은 않은 책을 계속 읽어나갈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눈으로 한 번 읽고 끝낼 게 아니라 교과서로 공부하던 때처럼 필기하며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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