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는 CEO - 일상에 행복을 입히는 브랜드 리슬의 성장 철학
황이슬 지음 / 가디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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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블랙핑크가 한복을 입고 무대를 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언뜻 들은 것 같기도 해서 다시 인터넷을 뒤져보았다. 세상에 진짜다. 그리고 그 한복을 디자인한 이는 노년의 굵직한 명품 디자이너가 아닌 전주에서 한복 사업을 하는 여자 청년이다. 심지어의 그의 전공은 의류 디자인이 아니라 산림자원학과란다. 아무리 전공이 의미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잠깐 멘붕이 오기도 했지만 뭐 어쩌랴. 세상은 이미 변했고 지금도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적응하지 못하는 건 그저 나 하나 뿐 일지도 모르겠다.


구글링 해보니 현재 우리나라에 이렇게 뜨고 있는 한복 디자이너가 몇 있는데 게 중에서도 이 책의 저자 황이슬 대표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앞에서 잠깐 소개했듯이 그녀는 디자이너로 길러진 인물이 아니다. 우연히 학교 축제에 스스로 디자인한 한복을 입고 나갔고, 이후 자신감을 얻어 그 한복을 외국에 내다 팔기로 한다. 단순히 한국의 쇼핑몰을 번역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외국과 한국의 쇼핑물 구조가 아예 다르다는 것조차 사업을 하면서 알아가게 된, 쉽게 말해 진짜로 맨땅에 헤딩하며 차곡차곡 쌓아올라간 케이스. 그녀는 책을 통해 그의 사업 철학을 '틀 깨기', '열심히 잘', '따박따박', '찐' 4가지 주제로 그녀의 사업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는 한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를 읽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 참 멋지게 산다.


'틀 깨기'와 '열심히 잘' 정도는 사실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이라면 누구나 하는 이야기다.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기회를 찾았고, 그곳에서 열심히 하는 정도가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 옳다. 이것만 잘해도 우리는 성공이라는 것을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따박따박'과 '찐'은 좀 다른 이야기다. 그녀는 3장 '따박따박'에서 그녀의 실패담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그녀는 야심 차게 준비한 한복 대중화에 실패했고(물론 그 시도는 지금도 ing), 한복을 유니폼으로 사용하겠다는 PT에서 참으로 다양하게 실수한 이야기 그리고 사업이 커지면서 만나게 된 온갖 사기꾼과 진상 고객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론 이러한 실패 없는 성장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녀의 '따박따박'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이런 실패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다음의 실수를 막았는가 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녀의 '찐'정신도 그러하다. 그녀는 처음 한복을 접한 게 만화 <궁> 덕분이었다고 했다. 만화의 인물들의 한복을 그려보며 시작한 사업이, 차곡차곡 쌓여 끝내 만화 <궁>과의 비즈니스 콜라보로 이어졌다. 진짜로 좋아해서 그 일을 한 사람만이 써내려 갈 수 있는 '찐'의 이야기. 그래서 스토리가 되고 감동이 되는 이야기. 사람들이 그녀의 한복에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이제 40을 갓 넘긴 내 삶이 궁금해졌다. 나는 어떤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가. '틀 깨기'는 애당초 포기했고, '열심히 잘' 정도는 그럭저럭 해가고 있는 것 같고, 실패가 두려워 '따박따박'은 엄두도 못 내고 그러다 어느덧 '찐'의 삶도 잃어버리진 않았는지..

그저 그런 성공담으로 치부하고 말 수도 있는 이야기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이제 곧 12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나의 올해를 돌아보기 부끄러워서 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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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트렌드 2023 - 웹3가 바꾸는 미래
김지현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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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가 터졌다. 다들 그랬듯 우리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당시 갑자기 대유행이 된(사실 되기 전) 메타버스에 조금 먼저 올라타게 되었다. 우리는 도티와 함께 마인크래프트로 아프리카 마을을 구현해냈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이제는 쉽게 갈 수 없는 아프리카를 만났다. 그곳에는 김혜자 선생님이 계셨고, 의리형이 있었고 도티가 있었다. 사실 처음은 큰 반향이 없었다. 역시나 사람들은 NGO콘텐츠에 관심이 없다는 것만 확인하려던 찰나, 그해 연말에 그해의 트랜드를 소개하는 캐릿에서 메타버스 활용사례로 우리가 만든 메타버스를 소개하면서 의도치 않게 이곳저곳에서 이름을 불려지게 되었다. 이듬해 마인크래프트의 약점을 보완한 게더타운에서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었고, 이제는 AI휴먼을 활용하여 최고 수상자들만 기뻐하고 나머지는 늘 들러리였던 시상식을 모두가 주인공인 시상식으로 바꾸어냈다. 또한 NFT기술을 적용하여 NFT 판매 수익금을 후원금으로 돌렸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긴하지만 단순히 오프라인 그림대회에 불과했던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트렌스포메이션 한 사례로 우리 회사 내에서는 꽤 회자 된다. 다행이다.


책의 부제는 '웹3가 바꾸는 미래'다. 쉽게 이야기해 웹1.0은 초기 인터넷, 야후와 넷스케이프가 각광받던 시기의 단순 접속 중심의 인터넷 공간이 있던 시기를 의미한다. 아이폰3GS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웹디바이스로 떠오른 스마트폰은 웹2.0 시대를 열어젖혔다. 소셜미디어가 등장했고, 스트리밍 사이트가 유행하고 각기 다른 영역에서 통통튀는 플랫폼들이 각광받았다. 매일 창의적인 애플리케이션들이 앱마켓에 탄생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쉽게 복사해서 퍼나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문제점을 만난다. 1.0시대에 그냥 묻어갔던 저작권 이슈가 2.0의 시대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이의 해결책으로 웹3.0의 시대가 불려 나왔다. 복제할 수 없는 기술, 아니 복제는 되더라도 소유할 수 없는 블록체인이나 NFT의 개발을 선두로 메타버스로 발현되는 새로운 웹3.0의 시대는 바꿀 수 없는 콘텐츠 소유권을 바탕으로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 중심의 탈중앙화 시대를 예고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2.0의 시대에서 3.0의 시대로 넘어가는 어느 길목에 서 있다. 사실 5년 10년 뒤의 이야기일 줄 알았던 이 시기를 코로나가 앞당겼다. 2023년 우리 중 일부는 이미 사무실이 아닌 메타버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웹3.0, 프로토콜 비즈니스, NFT, 토큰, DAO, 메타버스, 가상경제, 창작자 경제, AO윤리 등을 새로운 시대의 키워드를 설명한다. 그리고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공유경제, 구독경제 등 지금도 어쩌면 생소할 수 있는 단어들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돌려보내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 공유경제, 구독경제에도 제대로 올라타지 못했는데? 그만큼 세상은 빨리 변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누군가에서는 어렵고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처럼 우리는 몇년 후 당연하다는 듯 메타버스를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 나올 때 <다음>, <네이버>가 탄생했고, 스마트폰이 상용화 된 이후 <쿠팡>, <배달의 민족>이 일어났다. 그 다음은 누구 차례일까?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만 사실 이 변화는 우리에게 꽤 큰 기회를 가져다 줄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배민을 만들지는 못해도 오토바이를 사서 가장 먼저 라이더가 되는 건 가능하지 않은가? 개발자는 커녕 아무것도 아니었던 내가 메타버스를 통해 꽤 앞서 나가 보이는 마케터가 된 것처럼. 어렵다고 손 놓고 있기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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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문장력 - 매일 쓰는 말과 글을 센스 있게 만드는 법
김선영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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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하겠지만 우리는 누구나 매일 글을 쓴다. 대 SNS 시대를 살아가며 아니 어쩌면 예전보다 더 많은 글을 쓰고, 읽고 있을지도 모른다. 매일 수백 개의 카톡을 날리고 인스타에 글을 쓰고 지운다. 배달 주문 시 어떻게 해달라고 글을 쓰고, 일을 하고 있다면 꽤 많은 메일을 주고 받는다.


이 와중에 통화는 또 그렇게 어색하다. 'ㅇㅇ씨 지난번에 업체 통해서 부탁한 거 어떻게 됐어요?' '네 과장님 지금 카톡으로 연락해 볼게요' '아니 카톡 말고 전화를 해요 지금 바쁘다고' '아 네 지금 카톡 보내고 10분 안에 연락 안 오면 그때 전화해 볼게요' '아니..' 결국 그 전화는 내가 했다. 내가 지금 전화도 못하는 애랑 일하고 있나라는 자괴감이 살짝 들었는데 이런 현상을 <콜포비아>라고 한단다. 인간관계를 카톡으로 맺고 자라온 친구들이 전화 통화를 두려워하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꼰대 라인은 이 현상을 이해하기 힘들긴 하다. 하긴 라떼는 문자로 고백하면 성의 없다고 까였는데, 요즘은 카톡으로 고백하는 게 거절의 상황에서 덜 뻘쭘한 뭐 그런 좋은 방법이란다. 그래 이만큼 달라졌다.


Anyway. 시대는 바뀌었고 우리는 말보다 글이 흔한 시대를 산다. 그런데 여기서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글은 말과는 달리 감정을 표현할 길이 없기에 그 안에 담긴 애티튜드를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모티콘의 범람은 여기서 기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에서 예를 들듯 SNS 댓글이나 당근 마켓 대화창을 통해 대뜸 인사도 없이 제 할 말만 하고 사라지는 싸가지들을 우리는 하루에도 수도 없이 만난다. 물론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글쓴이의 의도가 그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겠다는 이해의 폭까지 가기도 하지만 이 부분도 사실 이미 마음이 상한 이후에 오는 자기합리화일 경우가 많다. 


책은 이런 시대에 우리에게 '어른의 글쓰기'를 알려준다. 처음에는 문해력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앞에서 설명한 대로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메신저, 메일, 간단한 채팅 등 우리 삶의 모든 곳에서 사용되는 글쓰기를 저자는 돌아보게 한다. 물론 일 잘하는 글쓰기에 대한 챕터도 있고, 메일은 어떻게 써야 하고 어떤 표현을 쓰고 또 지양해야 하는지에 대한 스킬도 이야기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자가 알려주는 상황에 맞는 글에 대한 태도가 난 참 좋았다. 어떻게 처음 접근해야 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하며 이야기 할 정보가 많은 상황에서 어떤 것은 빼고 넣어야 하는지, 어떻게 유연하게 거절하는지까지 저자는 천천히 '이렇게 얘기해 보면 어떨까?'하며 어른의 글쓰기에 대해 우리게 조곤조곤 알려준다.


나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하루에 100개는 못해도 50개 정도의 카톡을 주고 받으며, 메일로 보고하고 보고 받는 일을 하고 있다. 거의 매일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며, 처음 만나는 이들과 이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다.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있을까? 오늘 이 채널을 처음 만나는 이가 내 글을 접할 때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저자의 가르침에 맞추어 조금씩 탈고를 시작했다. 


내 카톡으로 늘 오해를 샀던 이들이라면, 어떻게 조리 있게 내 생각을 설명하는 톡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정리 잘하는 똑 부러지는 일잘러가 되고 싶다면 책상에 꽂아주고 시간 날 때마다 나의 글을 비춰보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오늘 날씨부터 시작해서 돌고 돌아 결론에 도달하는 글보다 한 줄로 핵심만 간결히 얘기하는 글을 선호하는 편인데, 팀원들에게 한 권씩 선물하고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합시다'라고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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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 고도성장의 기적 이후, 무엇이 경제 혁신을 가로막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26
박상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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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은 언제부턴가 우리가 무언가를 진행할 때 반드시 따라 붙는 형용사가 되었다. 사실 그랬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분야와 산업에서 몸집을 키웠고 그러다 IMF로 인해 넘어지기도, 다시 일어나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가 변한 만큼 세계도 변했다. 기후 위기는 갈수록 심해지고, 경제 위기는 10년에 한 번꼴로 우리 사회를 들었다 놓았다. 이때마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출렁거렸고 이제는 가상화폐나 메타버스, NFT 등이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의 상징으로 함께 우리를 흔들어 놓았다. 반대로 이전에는 불패의 산업으로 여겨지던 어떤 것들은 과학의 발달로 인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다.

그랬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순간부터 우리는 '지속 가능한'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기후 위기에도, 경제 위기에도 그 어떤 환경의 위험으로부터도 지속 가능한.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는 것들에 우리는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지금의 자본주의가 결코 지속 가능한 어떤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얼마 전 SPC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우리를 경악하게 했던 것은 사고 자체보다 그 이후에 있었던 회사의 대응이었는데, 인사 사고가 일어난 한 공간에 흰 천을 치고는 다른 이들은 작업을 계속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 회사의 매뉴얼이었다. 사실 그랬다. 어떤 일이 있던 공장이 멈추게 되면 빵을 공급받아야 하는 전국의 모든 빵집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아마도 천문학적 손실이 생길 것이고 이러한 손실을 반환하려는 소송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그의 시신을 곁에 두고 빵을 만들기로 했다. 그랬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괴물이 되어갔다. 친구의 죽음보다, 자본의 손실이 더 중요한 사회. 그 빌어먹을 세상에, 사람을 잃어버린 세상에 우리는 숨 쉬고 있다.


책은 이러한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고발한다. 물론 쉬운 책은 아니다. 서울대학교 교수인 저자는 재벌 총수 일가에 집중된 경제의 문제부터, 기업집단 출자 규제와 금산분리, 사익 편취 규제를 위한 MoM 도입 등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들 우리에게 들려준다. 물론 이러한 어려운 단어 따위 나는 모른다고 넘길 수 있는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펜은 꽤 날카롭고 세밀하다. 그렇기에 나는 당신이 시간을 내서 꼭 그의 이야기를 읽어보길 권한다. 그는 말한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고용 없는 성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로 인한 청년실업, 조기 퇴직, 자영업 몰락,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경제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이를 통한 경제적 생애 주기 재정립을 그는 당면한 한국 사회의 해답으로 제시하는데 모두가 승자가 되려 하는 사회에, 함께 살아가자는 그의 이야기는 어쩌면 이 땅을 살아가는 또 다른 방법이 될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언제까지 일하고 어느 시점에 퇴직해서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 선배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그래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는 이 질문에 누구도 속 시원히 대답할 수 없다. 그런 우리게 저자는 묻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 이래도 괜찮을까?


나는 원한다.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우리가 함께 살기로 결정한, 그런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이면 좋겠다.


*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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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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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미술관, 박물관 도슨트가 부러웠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것들, 그들의 이야기와 말빨이 뭐랄까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나도 그렇게 그림 혹은 문화재에 대해 누군가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싶었고 그래서 한동안 미술책을 읽으며 그림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었다. 별자리나 클래식을 공부한 적도 있다. 그런데 모두 다 실패했다. 뭐랄까. 몸에 잘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책에 대해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대학시절 가판대에서 책을 파는 일을 맡았었는데 웬걸 나 이거 꽤 잘했다. 어릴 때부터 많이 읽기도 했고, 사실 그 자리에서 후루룩 흝어본 책이었는데도 내가 봐도 그럴싸하게 설명을 잘했다. 물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작가들이었고 그렇기에 그의 전작들과 최신작 그리고 우리 사회의 배경까지 연결해가며 어떻게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까지 풀어 소개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로 나 잘했다. 그때 생각했다. 오 나 이거 좀 잘하는 것 같다. 언젠가는 이거 해야지. 언젠가는 책방을 해야지. 그리고 지금 인스타에서 책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정확히는 일이 아니라 취미생활!)


이 책은 미술과 클래식 그리고 본업인 바이올린 연주에 대한 안내를 가장 잘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의 글이다. 바스키야와 베토벤을 연결하며 시작되는 그녀의 이야기는 물 흐르듯 흐르다 마지막 장인 바이올린 연주곡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QR코드로 그녀가 설명하는 곡을 들어볼 수 있게 장치 해놓았는데 사실 읽으면서 휴대폰 들고 스캔할 여유도 없고 이미 들리는 BGM이 있기에 스킵 하는 타입인데 그렇게 읽는 와중에도 어떤 글은 정말 지나칠 수 없어 굳이 그 곡을 찾아 듣기도 했다. 그리고 확실히 그 곡을 들으며 읽는 문장들이 더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이런 이야기구나.. 이해되지 않던 문장들이 이해되던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 바이올린 곡들은 물들어가는 단풍나무들과도 꽤 어울렸다. 지는 저녁노을과도, 호수에 둥둥 떠 있는 오리 배와도.


'여러분의 영감의 출처는 어디인가요?'


책을 읽는 도중에 내가 한 메모였는데, 책 어디에 나온 문장이었는지 내가 쓴 말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작가의 영감의 출처는 그림과 클래식이다. 그것들은 그녀의 눈과 귀를 거쳐 내재화되고 또 다른 색채와 선율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나의 영감의 출처는 무엇일까? 책을 다 읽고 괜스레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에 영감을 얻는 사람일까? 고양이? 책? 사진? 


어느 계절에 읽어도 좋겠지만, 특히 가을에 읽기 괜찮은 책이다. 미술과 음악의 역사 그리고 영감의 원천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크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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