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료함 - 1% 리더들만의 사람을 이끄는 기술
탁민 오 지음 / 탁희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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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말만 하늘에 떠다니는 회의


개인적으로 어떤 문제를 잘 정의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사람의 첫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회의에서 자주 쓰는 단어들이 있다.


잘해보자, 임팩트를 만들자,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자, 고객 중심으로 가자.

그 자리에서는 그럴듯해 보이는 멋진 말들이 공중에 둥둥 떠다닌다.


문제는 회의실을 나선 뒤다. 누구는 속도를 먼저 떠올리고 누구는 완성도를 챙긴다.

또 다른 사람은 전에 했던 일을 조금 고치면 된다고 이해한다.

모두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는다.

그때 우리는 흔히 실무자의 센스나 역량을 탓한다.(그놈의 알잘딱깔센)


이때 이 책 <명료함>은 이 불완전한 의사소통의 책임의 방향을 리더에게 돌린다.

구성원이 알아서 이해해주기를 기대하기 전에 무엇이 중요한지, 왜 이 일을 하는지, 잘된 결과는 어떤 모습인지 설명했는지를 묻는다.


일할 때 책임지지 지않는 모호한 지시 한 문장은 여러 사람의 추측과 재작업을 부른다.

반대로 선명한 기준은 일을 줄이고 판단을 빠르게 한다.


생각하기에 일을 잘하는 사람란 단지 답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 정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순간에 답이 있지 않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결정적인 순간에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지금 해결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이번 일에서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해 온 ‘일잘’의 조건이 조금 더 분명해졌다.



좋은 사람말고 진짜 그 사람


조직에는 대개 멋진 가치 혹은 비전이 있다.

도전, 신뢰, 협업, 혁신.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말은 누구나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도전하자’는 말이 실패해도 시도하라는 뜻인지, 높은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라는 뜻인지 정해져 있지 않다면 구성원은 같은 말을 보며 리더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이에 책이 제안하는 방식은 구체적이다.

먼저 함께 일했던 최고의 동료와 그렇지 않았던 동료를 떠올리고, 그 차이가 어떤 행동에서 드러났는지를 찾는다.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 뒤에 숨은 실제 그 사람을을 꺼내는 것이다.


회의 전에 자료를 공유했던 사람, 문제가 생겼을 때 감추지 않았던 사람, 자기 성과보다 팀의 결정을 먼저 챙겼던 사람.


이렇게 어떤 사람의 행동을 적어보면 그와 나의 가치와 기준이 같은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막연히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쩌면 잘못되었음을 알게된다.


멋진 단어들을 가져다 쓰는 일은 쉽다. 하지만 그렇게 세워진 세운 기준을 자신이 먼저 지키고,

보상과 평가와 채용에까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일은 어렵다


말과 선택이 불일치는 여기서 나오고 이것이 일치할 때 구성원은 리더의 마음을 짐작하는 데에 헛힘을 쓰지 않는다.



사람을 정의할 수 있는 리더


그런데 비단 이건 일뿐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못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료하게 정의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뛰어난 리더, 뛰어난 관리자다.

여기서 정의는 사람에게 '저 사람은 저래'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을 세심하게 보고 그가 성과를 내는 조건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점을 알아내는 일이다.


일을 빠르게 시작하지만 마지막 검토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확인의 장치를 붙여주면 된다.

충분히 생각해야 좋은 답을 내는 사람에게는 회의 전에 맥락을 건네야 한다.

사람 앞에서 말하는 일보다 문서로 정리하는 데 강한 사람이라면 그 강점이 드러날 자리를 만들 수 있다.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겉으로는 공평해 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게으른 관리자의 모습이다.


좋은 관리자는 구성원을 대신해 모든 답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각자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서로 다른 사람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조직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책에서 말하는 ‘인간 등대’도 결국 이런 역할이다.

리더가 모든 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위치와 방향을 분명히 보여주면 그때부터는 각자가 자기 힘으로 주어진 항로를 개척할 수 있다.



리더가 되면


리더십 책을 읽자하면 일견 대단한 사람의 이야기를 구경하다 책을 덮을 때가 있다.


<명료함>은 이 읽는 사람을 구경꾼으로 두지 않는다.

지금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그 기준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지 확인하게 한다.


리더란 무엇인가.

공식적으로 직함을 가진 자만 리더가 되는 것은 안니다.

자기 일을 정의하고 동료와 기준을 맞출 수 있는 비공식리더가 오히려 팀에 더 유익한 순간을 우리는 여러번 경험했다.


솔직히 별 기대 없이 펼친 이 책을 책상위에 놓았다.


아마도 지금 밑줄 친 문장과 실제로 팀장이 되어 사람을 이끌게 된 뒤 밑줄 칠 문장은 분명 다를 것이다.


새삼 팀원의 일이 기대와 달랐을 때 그 사람의 센스를 탓하기 전에 내가 무엇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는지 먼저 확인하고,

누군가를 평가하기 전에 나는 그에게 무엇을 기대했고, 그 기대를 이해할 수 있게 말했는지에 톱아볼 수 있는 리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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