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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끄기의 기술 - 옥스퍼드 신경과학자가 알려주는 무한 스크롤에서 벗어나는 법
페이 베게티 지음, 이혜경 옮김 / 부키 / 2024년 9월
평점 :
조금은 서글프고 또 조금은 재미있는 사실은 이 리뷰 작업을 처음 블로그와 인스타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블로그와 인스타의 좋아요와 팔로와, 댓글 등의 반응들은 독서할 시간이 아니라 답방과 좋아요 어떻게 하면 소위 터지는 콘텐츠를 만들까에 더 마음을 쏟게 만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까지 이렇게 하면 5천팔이 됩니다 따위의 콘텐츠를 만들지 않은 것일까.
손목에서 울리는 애플워치의 알람이 지긋지긋해 한동안 10년 전에 차던 아날로그 시계를 다시 꺼내 차고 다닌 적이 있다. 딱 일주일. 나는 애플워치 울트라로 다시 스마트워치를 차게 되었다. 물론 알람 기능은 필요한 것만 제외하고 다 꺼버린 채였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그랬다고 한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그의 의견에 절반만 동의한다. 절반이라도 동의하는 건 실제 내 인생이 SNS에 낭비되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요즘 뒤늦게 모동숲에 빠져있는데 솔직히 지금 내 인스타는 모동숲의 NPC들만큼도 나를 위로하지 못하고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과감히 계정을 삭제해버릴까도 몇 번 생각해 봤는데 사실 그것도 쉽지 않다. 이제까지 한 게 아까워서 혹은 남들 다하는데 나만 안 하면 어쩔 거야.
(1) 저 인스타 안해요. 라는 사람이 더 별나 보이는 세상이다
(2) 사실 SNS 안 해도 큰 상관은 없다 나도 안다.
이런 고민이 비단 나의 고민은 아니었나 보다. 꽤 먼 바다건너 옥스퍼드에도 이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가 있었고, 그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긍정적 관점과 부정적 관점을 모두 견지하며 스마트폰에 대한 균형 잡힌 관점을 설명하려 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해법은 습관이다. 이 습관을 들이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하는지, 어떤 장치들을 설정하면 좋은지 이것이 성공했을 때 어떻게 스마트폰은 우리 인생의 도구가 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는 예의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을 비롯해 꽤 여러 책에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문제 그리고 해결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 책도 그러한 이야기에 사실 점 하나 정도를 찍는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 순간의 점들이 쌓이면 선이 되고 길이 된다는 건데 같은 논의가 반복되고 쌓이며 발전하는 걸로 보아 아마 우리 사회는 이제 스마트폰 중독을 넘어 이를 발전의 도구로 사용할 때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쉽게 스마트폰을 포기할 생각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아마도 우리는 곧 스마트폰 중독을 넘어설 것이기에.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