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필사 문장 30 좋은 습관 시리즈 34
김선영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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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때였다.(국민학교 졸업생 소리 질러) 주말에 백일장이 있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고, 관심 있는 사람 있냐는 말에 별 생각 없이 손을 들었다. 혼자 뭐가 그리 심각했는지 한 구석에 앉아 원고지에 뭐라고 끄적끄적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더라고 당시 엄마는 회상했다. 그리고 몇 주 후. 내 글이 동상인지 뭔지 꽤 큰 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 주 월요일 난생 처음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조회대 위에 올라 교장선생님이 대신 전해주는 상장과 트로피를 전해 받았다. 나도 어쩌면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첫 기억이다.


물론 그 이후 학창 시절 동안 나는 그 어떤 대회에서도 입상하지 못했다.(심지어 고등학교 문학 동아리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그 상은 단지 운이었을까? 고딩 이후 누군가에게 한동안 글을 쓴다는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다.


꽤 시간이 흘러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어쩌다 서울로 발령이 나고, 혼자인 텅 빈 서울에서 그냥 시작한 것이 인스타에 쓰는 짧은 서평이었고, 그 소소한 일이 지금의 이 채널이 되었다. 팔로워가 늘어나며 사람들이 서평을 써달라 요청했고, 그 요청이 많아지자 어느 순간 또 글을 놓아버렸다.


글 쓰는 법을 자주 잃어버리는데 딱 그 시기에 글밥 님의 책이 내게로 왔다. 사실 이 리뷰도 거절하려다 글밥 님이 딱 나를 지목하셨다고 해서 받아본 건데 뭐랄까. 어쩌면 이렇게 책들은 생각지 않은 순간에 적절하게 나를 찾아오는 걸까.


책은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혹은 나처럼 어느 순간 쓰는 법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준다. 30개의 문장은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조곤조곤 일러주는데 글태기를 극복할, 아니 글을 쓰게 해줄 힘이 되어주는 문장이 30개나 된다니 한번 읽어볼 만하지 않은가? 다음은 개인적 메모.


1. 중꺽마(5장) : 매일 쓰는 것, 함께 쓰는 것. 그리고 계속 쓰는 것.

2. 지금만 쓸 수 있는 글이 있다(10장) : 글을 읽다 보면 예전에 이 글을 쓰던 순간의 감정, 공기, 습도까지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 어떤 단어든 좋다. 그 단어를 놓쳐선 안된다.

3. 묘사 잘하는 법(15,16,17장) : 오호라.. 이건 좀 두고두고 읽어야 할 듯.

4. 글을 쓰는 이유를 의심하라(27장) : 왜 쓰는가, 글을 통해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5.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글쓰기(에필로그) :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갑갑할 때 그 마음을 종이 위에 혹은 키보드 위에 쏟아 놓고 나면 후련하다. 누가 읽든 그렇지 않던 관계없다. 단지 쓰는 것만으로 충분한 시간.


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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