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경제사 1 - 자본주의 어나더 경제사 1
홍기빈 지음 / 시월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 홍기빈을 처음 알게 된 건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이었다. 한때 맑스주의자였고, 자연스레 회사원이 되며 점점 오른쪽으로 정치적, 경제적 자산을 옮기며 '이게 맞나'를 계속 되뇌는 내게 뭔가 새로운 필요했고 그 길에서 만난 이가 칼 폴라니였다. 자본주의가 파국으로 치달으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준 세계대전 이후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또 다시 ‘자유’라 답한다. 그는 개인의 자유와 인간의 영혼은 분리할 수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는 본연의 모습이기에 분리되거나 포기될 수 없고 말하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분법을 걷어낸다. 우리가 자본주의를 살아남는 방법은, 시장이라는 유토피아를 걷어내고 그 밑에 자리한 사회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홍기빈은 이런 칼 폴라니를 가장 잘 한국 사회에 전달해온 사람이다. 그의 저서인 <아리스토텔레스 - 경제를 말하다>도 이러한 맥락에서 내게 꽤 추천 빈도가 높은 책이었다.


그런 그가 각 잡고 자신의 이야기로 <자본주의>에 대한 소개서를 출간했다. 제법 꽤 두께감 있는 책은 언뜻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의외로 쉽게 읽힌다. 겉으로 판단하기에 의외로 이 책은 꽤 흥미롭게 읽히는 책이다. 그는 고대부터 중세, 자본주의가 야기한 근대국가의 형성 이후 은행이나 화폐 그리고 이에 따른 권력의 전환에 이르는 돈의 역사를 순서대로 이야기 해주는데 학교에서 언젠가 듣고 잊어버렸던 그 때 그 사건들이 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타고난 이야기꾼인 그는 꽤 흥미롭게 들려준다. (산업혁명 이후의 이야기는 2권에서 소개된다고 한다)

책에서 언급하는 재분배, 기독교의 확산에 따른 권력의 분배, 중상주의, 흑사병, 복식부기의 발명 등이 오늘날 자본주의의 성립에 어떤 기여를 했으며 이것들이 발전되어 어떤 모양의 제도로 오늘날 발전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고 그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기 충분했다.


자본주의. 쉽게 이야기 하고 어디에서나 들리는 단어이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가 ‘자본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란 생각도 든다. 또한 읽다 보면 우리 사회가 돈에 미쳐 살았던 기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았음을, 최소한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시작되기 이전 1800여 년 정도는 돈은 그저 가치 중립적인 것으로 존재했고 돈보다 종교, 윤리, 가치 같은 것들을 바라며 우리가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읽으며 문득 우리 다시 그때처럼 살 수는 없을까 싶기도 했다.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돈 때문에 가족을 버리고, 돈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오늘. 돈의 역사는 돈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