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달콤 받아쓰기 특급 비법 다릿돌읽기
이서영 지음, 심보영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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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한글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특급비밀

인싸 시유는 받아쓰기 백점을 받기 위해 받아쓰기 백점을 받는 아싸 호재에게 비법을 물어봐요. 호재는 시유에게 조건을 하나 내 걸죠. 자신과 떡볶이를 10번이나 같이 먹자는 거였어요. 함께 매콤 달콤 떡볶이를 먹으며 호재는 시유에게 받아쓰기 100점 맞는 특급 비법을 자연스럽게 알려 주지요. 호재의 받아쓰기 특급 비법은 무엇일까요? 궁금하면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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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점이네.”

엄마가 받아쓰기 공책을 보고 한숨을 푹 쉬었어요.

, 진짜 개헷갈린다고.”

시유가 투덜거렸어요.

또 나쁜말! 자꾸 이상한 말 쓰니까 받아쓰기가 이모양이지.”

엄마가 살짝 눈을 흘겼어요.

 

희아도 주위를 살피더니 입을 가리고 말했어요.

나도 받아쓰기 되게 못해. 어제 40점 맞았어.”

시유는 난감했어요.

나보다 못하는 구나. 받아쓰기 잘하는 법 물어보려고 했는데. 받아쓰기 100점 맞으면 어마가 집에서 내 맘대로 말해도 된다고 했거든.”

 

나만 못하는 게 아니구나. 그럼 누구한테 물어보지?”

호재한테 물어봐. 혼자만 100점 맞잖아.”

 

다음날, 쉬는 시간에 시유는 호재 자리로 갔어요. 호재는 책을 읽고 있었어요. 그림은 하나도 없고 글자만 빼곡한 책이었어요.

그런 책은 뭐하러 읽냐?” 시유가 아니꼽게 말했어요. “재밌어.”

 

어떻게 하면 받아쓰기 100점 맞는지 알려 줘.” “받아쓰기 표 외우면 되잖아.” “외워도 시험만 보면 개헷갈린단 말이야. 안 헷갈리는 방법 없어?” 호재가 잠깐 생각하고 말했어요. “있기는 있지.”

 

진짜네? 그냥 두면 그만 놀릴지 어떻게 알았어?” 시유가 신기해하며 물었어요. “책에 나와.”

 

호재와 헤어져 집에 온 시유는 가방을 열어 호재가 빌려준 책을 꺼냈어요. “글자 많은 책 딱 싫은데.”

 

이번 책은 어땠어?” “재밌었어.” “그림 없는 책도 익숙해지면 별거 아냐. 내용이 중요하지.”

 

읽다 보니 주인공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었어요. “공부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공부 잘하는 애들도 고민이 많구나.” 책을 읽으면 아이들 마음을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너 도서관 가봤어?” “도서관?” 희아가 멍한 눈으로 봤어요.

두부 인형 3권까지 나왔는데 호재도 1권밖에 없대. 우리 도서관에 가 볼래?”

 

이대로만 해. 그럼 100점도 문제없겠다. 너 요즘 좀 이상해. 집에서 나쁜 말도 덜 쓰는 것 같고.” 시유는 읽고 있던 (흙탕물 선거)에서 눈을 떼고 엄마를 봤어요. “내가? 왜지.”

 

그것 때문인가?” 나쁜 말을 덜 쓰게 된 건 아무래도 호재 때문인 것 같았어요. 반에서 나쁜 말을 쓰지 않는 아니는 호재뿐이니까. 그래서 호재랑 얘기할 때는 아무래도 나쁜 말을 덜 쓰게 되거든요.

 

오늘 마지막 열 번째잖아. 말해 봐. 받아쓰기 100점 맞는 비법.” 시유가 잔뜩 기대하며 물었어요. “책을 많이 읽으면 돼.” 호재가 싱겁게 대답했어요. “특급 비법이 겨우 그거였어?”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물고기를 잡아 주변 한 번밖에 못 먹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면 계속 물고기를 먹을 수 있잖아. 이제 책이 재밌다는 건 알았으니까 혼자서도 찾아 읽을 수 있을 거야.”

 

나쁜 말을 쓰는 호재라니 상상이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전혀 안 쓰잖아.”

애들도 다 쓰고 또 재밌을 것 같아서 썼는데 자주 쓰다보니까 나중엔 내 기분이 나빠지더라고.”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긴 해. 그래도 나만 안 쓰면 친구들하고 멀어질까 봐.” 시유도 사실대로 말했어요. “시유 네가 인싸인 건 나쁜 말을 써서가 아니야. 친구들에게 친근하게 대하고 상대방 말에 귀를 잘 기울여 주니까 그런 거지.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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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27반 비밀 교실 토토는 동화가 좋아 8
이승민 지음, 신성희 그림 / 토토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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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27반으로 전학이라고? 특별한 교실에서 만난 이상한 친구들의 빵 터지게 웃기고, 찡하게 감동적인 이야기. 엉뚱한 상상에서 비롯된 이야기로 사랑스러운 우화이자,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친근한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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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은서가 전학한 학교에 처음 등교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첫날부터 망했다는 걸 깨달았지요.

처음에는 7반을 27반으로 잘못 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우리 반이 비밀 교실이거든.” “비밀교실” “, 그러니까 우리 반이 있다는 게 비밀이거든” “언제부터 비밀인데?” “당연히 우리 반이 생겼을 때부터지.”

 

엄수는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두덕이를 쳐다보고는 입을 천천히 움직여 씨익 웃었지요. “난 그냥 그린거야. 느린 거랑 힘든 거랑 달라. 하나도 힘들지 않아.”

 

이 생활 계획표 속 공부는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야?” “, 엄마가 학원에 가라고 하니까 가는 거지, .” “학원에 왜 가는 데.” “공부하러.” “공부는 학교에서도 하잖아,” “학교에서 하는 걸로는 부족하대.” “이상하네, 난 학교에서 공부를 너무 많이 하는 거 같은데. 일주일에 이틀만 해도 될 거 같아,”

 

교장 선생님은 너무 깜짝 놀라서 입을 떡 벌리고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일어나지도 못했어요. 분명히 눈앞에 있던 은서가 뿅하고 사라졌으니까요.

 

저는 숙제를 못 할 거 같아요.” “?” “오늘 저녁을 먹고 나면 너무 졸려서 바로 자야할 거 같거든요.” 반달곰 선생님은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숙제를 안 하면 안돼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까 정말 재밌었습니다. 하면 할수록 더 재미있었지요. 하지만 이건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강암아, 우리 친구 할래? 꼭 대답해 줘야 해 알았지?

등교하고 보니 은서 책상 위에 쪽지 하나가 있었습니다. 아주 반가운 쪽지였지요.

우리 벌써 친구잖아. 계속 잘 부탁해 - 강암이가

 

그냥요. 그냥 제빵사가 되고 싶어요.” “리구는 그림을 엄청 잘 그리잖아. 그런데도 화가가 되는 게 꿈이 아니야?” “그림 그리는 건 좋은데요. 그게 장래 희망은 아니에요.”

 

아니 왜? 화가가 되는 게 아니고? 빵 만드는 데 재능도 없다면서.” 리구도 선생님한테 했던 것과 똑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그냥요. 그냥 제빵사가 되고 싶어요.”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새똥이 진짜로 떨어지고 있대요. 몇 초 뒤면 선생님 머리 위로 떨어진데요. 얼른 피하세요!” “이 녀석이 끝까지 선생님을 놀리는 거야.”

 

그때였습니다. 표범 선생님 머리 위로, 후두둑 후드드드둑 푸드덕 푸더더더덕 하는 소리가 들렸지요. 그리고 무엇인가 잔뜩 떨어졌지요. 그게 무엇이었는지는.....

 

만약에 학생 말이 사실이라면 학생의 소원이 무엇이든 내가 들어주겠어요.” 은서는 그 말에 고개를 들었습니다.

 

여기는 3학년 27반 비밀 교실이에요. 그러니까 제 소원은 교장 선생님도 비밀 교실을 비밀로 지켜 주는 거예요.” 교장 선생님은 멍하니 은서를 바라보았습니다. 놀라서 말도 못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덧붙여 말했습니다. “모두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한테도 비밀이 생긴 건 아주 오랜만이네요!”

 

은서는 안나를 생각하며 롤링 페이퍼에 한 자 한 자 적었습니다. 친구들도 모두 정성껏 썼습니다. 안나는 한 글자도 빼 놓지 않고 읽었습니다. 다 읽고서 처음부터 다시 또 읽었습니다.

 

똑같이 생긴 강아지가 또 들어왔거든요. 곧 이어서 또 들어오고, 또 들어오고, 또 들어오고 ------------------ 또 들어오고, 또 들어왔습니다. 다 모이니까 열일곱이나 되었지요.

 

그래. 이제 3학년 28반을 만들 때가 온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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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레코드 다림 청소년 문학
이혜린 지음 / 다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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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세상, 답답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꿈 꿔 온 처벌의 미래

우리가 한번 쯤 상사해 본 가해자들이 숨 쉬는 세상, 방관자들이 목격자가 되는 세상, 피해자가 떳떳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진다.

 

드림 레코드는 간밤에 꾼 꿈을 재현한 꿈 영상을 보여주는 곳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꿈 기록에 도전한다.

밀어낸 기억 속 상처 받은 나를 다독이는 꿈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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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기억할 수 있다면

 

 남편의 진지한 목소리에 해나가 고개를 들었다. “내가 누군지 벌써 잊은 거야? 나 뇌 과학자아.” “그건 알지만... 내가 말한 건 너무 비현실적인 얘기라....” 해나의 말에 남편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꿈을 기억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편 태오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드림 레코드를 설립했다.


여름 이야기

 

꿈속에서는 모두가 함께였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별처럼 쏟아졌다.

 

한편 어린 시절의 가정 폭력이나 학교 폭력으로 생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드림 레코드를 찾아오는 고객들도 있었다. 그들에게 시간은 약이 아니었고, 아픈 기억은 가슴 깊숙한 곳에 잠복해 있다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그래서 그들은 드림레코드를 방문했다.

 

무엇보다 여름은 그날의 꿈 상영을 통해 을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잇게 해준 회사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가은의 꿈 기록

 

아이들이 한마디씩 지껄이며 가은을 향해 빈정거렸다. 고개를 숙인 가은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말 같지 않은 말에 반응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들, 혹은 어떤 단어들을 조합해야 더 큰 대미지를 입힐 수 잇을 까 계산하면서 하는 말들, 혹은 찌질해 보이지 않으려 부러 독하게 뱉는 말들이었다, 동등하지 않다고 여기는 상대에게만 할 수 있는 말들이었다.

 

 네 아이를 끝도 없는 두려움 속에 내몰고 벼랑 끝에서 밀친 게 누구인지, 내 아이가 긴 시간 동안 혼자서만 품어 온 상처와 고통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확인하고 알아내야만 했다.

 

어른보다 영악한 행동을 일삼으면서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용서받는 가해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 이젠 세상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생가하면서 여름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런 말이 있더라. 인생은 원래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누구나 자기만의 아픔이 있는 거라고. 다들 그렇게 견디면서 살아가는 거라고. 근데 안 되는 것도 있더라. 억지로 누르면 내가 다치는 칼날 같은 기억도 있는 거더라고. 칼날이 살갗을 파고드는데 그걸 외면하고 견뎌 낼 순 없는 거잖아.”


피하고 싶은 아픈 기억을 마주한다고 해도 그걸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용기를 내는 거야. 아프고 힘든 나를 내가 직접 안아 줘야 돼. 안 좋은 감정이나 기억들도 전부 내 것이고 내 삶의 일부이니까. 내가 알아주지 않고 자꾸 외면하면 그 아픔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 아픔을 직면하는 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연약했던 과거의 나를 안아주고 토닥토닥해 줄 수 있는 지금의 나는 그래도 조금 더 성장한 나겠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얼마나 아팠을까....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강화 유리

 

어두운 동굴 속에 침잠해 있으면서도 멀리 보이는 한 줄기 빛을 놓치지 않았다. 자신의 아픔을 마주하는 일은 다 큰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을 터였다. 여름은 가은이 대견하고 기특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너는 너의 삶을 살면 되는 거야. 네가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는 너만의 삶, 가은아, 이제 더는 멈춰 있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 우리.”

 

찔리십니까?

 

이제부터 학교 폭력 장면이 담긴 꿈 영상을 전국에 송출하려고 합니다. 물론 피해자에게 모자이크 처리와 목소리를 변조할 거고요. 잘못한 것 없는 피하자가 숨는 세상은 옳지 않습니다. 가해자가 부끄러움에 얼굴 들지 못하는 세상을 제가, 아니 드림 레코드가 반드시 만들어 나갈 겁니다.”

 

피해자를 제외한 모두가 공범입니다. 직접 안 건들고 안 때렸으니 자신은 무고하다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면 큰 착각입니다. -------

 

혹시 지금, 찔리십니까?”

회장의 강렬한 눈빛에 압도된 학생들은 호랑이 앞에 하룻강아지처럼 얼아 붙었다.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회장의 말을 듣고 있던 가은은 말 없이 시선을 떨어뜨렸다.

찔려야죠, 사람이라면. 마음이 불편해야 합니다.”

 

한편 전국의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발등에 불벼락이 떨어졌다. 설마 그런 일이 진짜로 일어 나겠나며 겉으로 센 척,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로 덫에 걸린 짐승처럼 숨을 죽이고 덜덜 덜고 있었다. 세상은 온통 학교 폭력 꿈 영상 공개입법화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해 숨지 않아도 되는 지금의 시간이 얼마나 갈지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한 회장은 한 번 더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이나마 상식적이고 건강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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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시끄러운 정적에 관하여 반올림 58
사라 데센 지음, 박수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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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애너벨은 어렸을 때부터 언니들을 따라 광고 모델 일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이다. 몇 년 동안 붙어 다니던 친구 소피와 틀어지면서 학교생활은 엉망이 된다. 둘째 언니 휘트니는 거식증으로 고통받고, 집안 분위기는 뒤숭숭하니 애너벨은 의지할 곳은 없다.

음악을 좋아하는 오언과 친해지면서 자신을 솔직하게 털어놓게 되면서 벌어지는 성장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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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는 나를 미워했다. 클라크도 나를 미워했다. 모두 나를 미워했다. 아니, 어쩌면 모두는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신경질적이고 까다로운 성격이란 건 알았다. 하지만 결국 최대한 예쁜 표정을 짓고 약속 장소에 가게 될 것을 알았는데, 아무리 신경질적이고 까다로워도 엄마를 속상하게 할 마음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착한 아이였으니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처음 우리 모델 일은 아빠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그만둔 엄마에게 그저 재밌어 보이는 취미생활이었다.

 

그렇지만 휘트니 언니가 무너지는 시점이어서 커스틴 언니의 발언이 더 무겁게 다가온 거였다.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내 부담은 더욱더 커졌다.

 

한때 나랑 가장 친했던 두 사람보다 오언이 더 안전하게 여겨지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가장 두려운 건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더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는데 그건 그 사람들이 하는 말과 생각이 더 날카로울 뿐 아니라 진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난 거짓말 안 해, 라고 오언은 말했다. 고기는 안 먹는다든가, 운전을 할 줄 안다는 따위의 얘기를 하듯이 덤덤하게. 그 말이 지닌 깊이는 헤아릴 수조차 없지만, 아무튼 안으로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 보이는 오언의 능력과 거침없는 솔직함이 나는 부러웠다. 특히, 엄마가 기다리는 집 안으로 들어서는 그 순간에는 더.

 

무샤카 일은 따내지 못했다. 적어도 나한테는 화날 일도 놀랄 일도 아니었지만 엄마는 실망한 기색이었다. 나로서는 모든 게 다 끝나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홀가분했다. 하지만 이틑날, 점심 도시가을 꺼내는데 쪽지 한 장이 딸려 나왔다.

 

내 마음은 거북함과 창피함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었는데 조금은 편안해 지는 것도 같았다. “제가 모델 활동을 하는 게 엄마한테 아주 중요하다는 건 알아요. 엄마가 아주 좋아하신다는 것도요.”

 

그렇지만 흙 속에 깊이 묻힌 씨앗들이 적어도 싹을 틔울 기회를 가진다는 생각을 하니 어쩐지 기분이 좋았다. 흙 표면 아래를 볼 수는 없지만 조그만 입자들이 결합하고 느릿느릿 기운이 솟아오르면, 싹을 틔우기 위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는 일들이 벌어질 터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엄마에게 모델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두려움이 밀려왔다.

 

마음으로는 내가 잘못한 게 하나나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고, 완벽한 세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람들에게 털어놓을 수 있고,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하기 힘들었다.

 

울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엉엉 울었다. 억제할 수 없는 흐느낌이 파도처럼 터져 나와서 나를 끌어내렸다.

 

엄마가 다시 웃어 보이는 순간, 내가 곧 하려는 이야기를 생각하니 슬픔과 두려움의 물결이 일렁였다. 준비됐니? 라고 엄마가 물었지만 나는 준비되지 않았다. 어쩌면 영원히 안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제 다른 방법이 없었다.

 

가족들 앞에서 내 얘기를 털어놓는 일은 오언에게 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하지만 해 냈다. 아무리 꺼내기 힘든 부분이라도, 엄마가 숨을 멈추는 기색을 보이더라도, 아빠가 눈살을 찌푸리는 느낌이 들어도, 옆에 앉은 커스틴 언니가 몸을 떨어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저기 있습니다.” 나는 손가락을 들어서 윌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저 사람입니다.”

마침내 증언을 마치고 다 함께 어두컴컴한 법원 로비를 지나 밖으로 나오는 순간, 정오의 환한 햇살이 쏟아졌다.

 

나는 마침내 엄마에게 얘기해서 모델 일을 완전히 그만두었고 엄마는 나의 일부이자 엄마의 일부이기도 했던 모델 일을 떠나보내는 걸 못내 아쉬워하긴 했지만, 아직도 직원을 구하지 못해서 애를 태우던 린다 아줌마 일을 시간제도 맡는 것으로 보상을 삼았다.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나는 더 가까이 다가가 오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음악을 들었다. 창문을 통해 햇빛이 비쳐 들어왔다. 밝고 따뜻한 햇살이 내 엄지손가락에 낀 반지를 비추자 오언이 천천히, 천천히 그 반지를 돌렸고 그 위로 음악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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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문지아이들
울리카 케스테레 지음, 김지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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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난 난 특별한 날 생일생일을 기념하고 축하는 모습은 다양합니다. 동물들은 서로의 생일을 축하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과 배려를 배웁니다.

갖가지 생일날의 모습을 사랑스럽고, 유머러스하게 담은 생일을 통해서 축하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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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일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든지 그날은 오고야 말아요.

그게 생일이에요.

해마다 찾아오는 생일을 피해 달아날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곰돌이 보보는 생일 케이크를 많이 구웠는데 파티에는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어요. 손님이 적을수록 보보가 먹을 수 있는 케이크가 많아지니까요. 하지만 말해줘야겠어요. 혼자 다 먹다가는 생일날 배가 아플 거라고 말이에요.

 

호랑이 레아는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걸 좋아해요. 생일날 잔칫상에 친구들이 레아를 둘러싸고 준물을 주며 레아만 바라볼 때가 가장 좋아요.

 

나이를 먹는 다는 건 두려운 일이기도 해요.

용 이고르는 팔백마흔세 살이 된게 엊그제 같은데,

세상에! 또 한 살을 더 먹었다는 거예요.

이렇게 한 해가 빨리 가다니, 살려주세요!

 

바쁘게 살다 보면

평화롭고 고요한 시간보다 더 소중한 건 없어요.

생쥐 바냐는 언제나 느긋하게

혼자 거품 목욕을 하면서 생일을 축하해요.

 

너구리 네아트리체는 파티를 싫어해요. 생일날도 슬렁슬렁 쓰레기통이나 뒤지면서 보내고 싶을 뿐이에요.

이건 무슨 일이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네요.

생일을 잘 잊어버려요.

심지어 자기 생일조차도요.

 

늑대에게는 파티도 없고, 케이크도 없고, 조그마한 생일 파티 모자조차 없었어요. 그냥 항해할 뿐이에요. 보통의 날과 다름없이.

 

오늘은 대단하거나, 조촐한 당신의 날이에요.

어떻게 축하할 거예요?

 

생일을 보내는 방법은 참 많아요.

어느 방법이든 잘못된 것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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