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탐정이 되다 인형 탐정 시리즈 1
아비코 타케마루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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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적 인형을 가지고 놀아보지 못해서인지 인형에 대한 좋은 기억보다는 인형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섭다는 것이다. 인형에 대한 공포를 안겨준 영화 "사탄의 인형' 때문에 더욱더 인형에 대한 무서움이 커졌다. 그래서 누가 선물로 인형을 주면 밤에 그 인형의 눈을 보는 것이 무서워 인형을 뒤로 돌려놓고 잤다. 그 정도로 인형을 무서워했는데 어른이 되고 사회인이 되어서 그 생각이 조금 변했다. 같이 일했던 동생이 그때 한창 유행했던 관절 인형에 푹 빠져 나에게 이것저것 보여주었고 나도 그때부터 인형을 좋게 보게 되었다. 오히려 나도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마저 강하게 들었지만, 너무도 비싼 가격 때문에 포기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인형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표지에서 풍기는 아기자기한 느낌은 책을 펼쳐서도 변함이 없었다.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조금 무섭기도 했다. 인형이 혼자 걸어 다니며 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설정은 인형을 이제 조금 좋아하기 시작한 나에게는 조금 버거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전 미리부터 한 그 걱정은 나의 부질없는 걱정일 뿐 책은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사건을 풀어가며 로맨스도 조금 가미되어 있는 재미있는 추리소설이었다.

유치원에 근무하는 세노오 무츠키는 유치원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공연하러 온 복화술사인 토모나가 요시오를 보게 된다. 자신이 이때까지 보아왔던 다른 복화술사와 많이 다른 그의 복화술에 자신도 모르게 넋이나 간 채 보게 된다. 그리고 같은 직원인 노사카의 부탁으로 같이 한잔하러 가자는 이야기를 하러 공연 마치고 가는 그를 붙잡게 된다.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그의 집에까지 가게 되고 남들이 알지 못하는 그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그와 한 발짝 더 가까워지고 사소한 사건들에 휘말리며 사건을 풀어나간다.

난 아직 이 작가의 전작을 한 권도 읽지 못했지만, 19금이 표시됐는 '살육에 이르는 병'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왜냐하면, 읽고 싶은 목록에 추가되어 있고 우연히 이 책을 반값에 파는 것을 보고 살까 말까 고민했던 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잔인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책에 19금이 붙어 있어 끝내 그 책을 사지 못했다. 그렇게 이 작가를 이 책으로 통해 알게 되었고 19금에서 아기자기하게 변한 작가의 변신에 놀라움과 궁금증에 읽고 싶었다.

추리소설 하면 두뇌가 좋은 사람이나 탐정이 꼭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는 두뇌가 좋지만, 사람은 아닌 인형이 탐정으로 나온다. 그것도 그냥 평범하게 복화술 인형으로 살아가던 마리오 앞에 사소한 사건이지만, 이상한 일을 처음으로 풀면서 본격적으로 인형 마리오가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된다. 난 명탐정 코난처럼 조그마한 인형이 사건 현장을 걸어 다니면서 실마리를 얻어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새로운 인격체만 인형에 들어 있지 움직이지는 못하고 모든 사건의 정황들을 듣고 그것으로 추리하는 이야기였다. 그래서였는지 난 조금 실망했지만, 나보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인형이 몹시 부럽기도 했다. 두 번째 인형 시리즈와 그 속에 담긴 토모나가와 무츠키의 사랑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함에 두 번째 시리즈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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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미 - 렉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소피 킨셀라 지음, 이지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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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통통한 나의 모습과 공부 못하는 나 자신이 싫어 이 모든 것이 현실이 아니라 자고 일어나면 학생이 아닌 아무것도 모르고 즐겁게 뛰어놀았던 시절인 일곱 살로 되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고 잠에서 눈을 뜨면 언제는 그대로였다. 그래도 항상 자기 전에 꼭 그 생각만을 하며 잠을 청했다. 언젠가는 꼭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십몇 년이 지나도 난 언제나 그대로였고 그때야 난 눈을 감고 자고 일어나도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난 그 뒤로 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교통사고로 삼 년이라는 기억을 잃어버린 렉시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자고 나서 일어난 순간 2004년에서 2007년이라는 미래로 뛰어든 줄거리를 보며 몇 년 전 항상 내가 잠이 들며 생각했던 이야기의 반대로의 상황이라 과거에서 미래로 뛰어든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수습사원인 주인공인 렉시는 같이 근무하는 친구들은 모두 다 보너스를 받았는데 자신만 받지 못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런 기분으로 친구들과 같이 금요일 밤을 현란하게 마치고 밖으로 나왔지만, 밖에는 비가 내리고 마중 나온다던 자신의 남자친구인 데이브는 오지도 않고 내일은 아버지 장례식이라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 모두로 기분이 우울한데 택시까지 잡히지 않아 더욱더 화가 난 그녀는 오기로 택시를 잡으려 뛰어가다가 발이 미끄러져 넘어진다.

그리고 다시 깨어난 렉시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는다. 지금이 2004년이 아닌 삼 년이 지난 2007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수습사원이 아닌 그 회사에 부장이 되어 있고 자신이 더는 혼자가 아닌 유부녀라는 엄청난 사실까지. 그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받아들이기 너무나도 벅찬 일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인정하고 삼 년이라는 시간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지만, 삼 년이라는 시간이 그녀에게는 너무 버겁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 도입부분에서 난 렉시에게 어마어마한 부러움의 눈길을 줄 수밖에 없었다. 잘나가는 능력 있는 여성에다 잘생기고 돈 많은 남편까지.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눈에 보이는 전부일 뿐 뒤로 갈수록 그녀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의 삶은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볼 때만 행복한 삶이었다. 조금은 어지럽고 밝은 색의 옷을 좋아하지만, 남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고 단정하게 머리를 묶으며 항상 모든 것을 정리정돈해야 하는 삶이란 내가 봐도 너무 답답해 보인다.

그런 답답한 삶에 자신의 진정한 친구들까지 멀어져 혼자서 끙끙 앓는 그녀를 본 순간 나도 같이 마음이 아팠다. 책에 중반쯤에 다시 친구들을 찾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녀는 마지막까지 삼 년의 공백을 채우지는 못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게 되어 그녀의 미래는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나도 더욱더 열심히 노력해서 나의 미래를 바꾸어 갈 수 있다는 힘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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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모어 이모탈 시리즈 1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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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름보다는 겨울을 좋아하지만, 성탄절과 연말연시가 있는 12월은 좋아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성탄절과 연말연시에는 번화가를 잘 나가지 않게 된다. 평소에는 번화가에서 한두 연인만 보일 뿐인데 성탄절과 연말이 되면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든 곳이 다 연인들 천지가 된다. 항상 그날 솔로인 나로서는 차라리 번화가 거리를 나가지 않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래서 이렇게 춥고 옆구리가 허전한 날이면 책으로나마 간접 경험을 하고 싶어 로맨스 소설이 더 끌리는 것 같다.

그렇게 로맨스 소설을 찾던 중 우연히 내 눈에 띈 "에버모어". "변하지 않는 사랑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문구를 보고 이 책이 춥고 외로운 나를 따뜻하게 반겨줄 것 같았다. 아직 "트와일라잇"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의 소문으로 엄청난 로맨스가 들어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나도 읽고 싶은 목록에 추가하고 언젠가는 꼭 읽을 기회가 올 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은 미국의 한 북 리뷰의 "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더욱더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오늘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그들의 사랑이 다음 권에서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애완동물인 버터컵을 잃은 에버. 다시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 여기저기 붕대를 감고 있던 그녀는 처음 본 간호사 몸 주위로 분홍색의 오라가 발산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 에버는 사고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을 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몸이 닿은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생애를 알 수 있고 사람이 슬프고, 기쁘고 화나고 짜증이 날 때 나오는 오라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기면서 평범했던 자신의 삶이 사고로 말미암아 평범하지 않은 삶이 시작된다.

초능력 때문에 사고가 나기 전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삶을 포기하고 시끄러운 사람들의 마음이 들리는 것이 싫어 후드를 뒤집어쓰며 음악을 크게 틀어 듣는 것으로 새로 전학한 곳에서 괴물이라고 불리게 되고 옛날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독특한 소스의 친구들인 헤이븐과 마일스라는 두 친구와 친하게 된다.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하지는 않지만, 자신은 편한 삶을 살고 있던 그녀에게 잘생긴 외모에 돈도 많은 남자 데이먼이 나타나고 그런 데이먼이 에버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그녀의 인생이 조금씩 바뀌게 된다.

난 계속 출판되는 시리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이 총 6부작으로 나올 책이라는 것을 알고 이 책에 많이 끌렸지만, 솔직히 읽기에는 많이 망설여졌다. 왜냐하면, 한 권을 다 읽고 다음 편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너무 초조하고 답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라 그 긴 기다림을 참기로 하고 이 책을 잡았다. 그리고 에버와 데이먼의 사랑에 나도 울고 웃으며 황량한 나의 마음에 따뜻한 기온이 찼다. 그러나 에버가 계속 환생을 하며 찾은 자신의 반쪽인 데이먼을 보며 오히려 더욱더 나의 반쪽을 찾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었던 따뜻한 사랑을 이제는 정말로 하고 싶어진 것이다. 며칠만 지나면 2009년이 지나고 2010년인 새해가 시작된다. 2010년 새해에는 꼭 나의 반쪽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에버모어의 다음 편인 2권 블루문도 같이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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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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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이치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언니 집에서 읽게 된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생각보다 얇은 분량의 책이었지만, 읽는 순간 온몸에 흐르는 소름을 참을 수가 없었다. 죽은 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부분도 너무 놀랐지만, 두 번째의 단편까지 읽고 책을 덮는 순간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17세에 데뷔작이라는 책이라는데 그 나이에 독자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는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에 이 작가에게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 이 책을 냉큼 질렀고 한참이 지난 뒤인 오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나 난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읽었던지 조금 실망했다. 어느 책 카페에서 "여름과"와 똑같이 재미있다는 말을 듣고 난 주저 없이 이 책을 사게 되었지만, 오히려 난 차라리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 작가에게 지금처럼 실망하지 않았을 테고 다른 책을 빌리거나 사서 읽게 되었을 테니깐 말이다.

총 10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처음 시작부터 잔인하다. 솔직히 이 작가의 전작인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를 읽었을 때는 잔인하지는 않지만, 사람을 무섭도록 소름 끼치게 하는 능력에 감탄했었다. 그리고 난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소설을 싫어한다. 왠지 내가 꼭 그 사람이 된 것 같아 팔, 다리가 저리며 온몸의 피가 싹 사라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첫 단편을 읽었을 때 솔직히 책을 내려놓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잡은 책을 다시 내려놓으면 몇 달이 지나도 다시 잡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다음다음 단편으로 이어지면서 조금은 내가 읽었던 전작의 느낌들을 받았지만, 총 10편의 단편 중 몇 편밖에 되지 않았다. 두 번째 단편인 소파는 조금 전작의 그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난 총 10편의 단편 중 전작의 모습을 보인 단편이 마음에 들었다. 두 번째 단편과 네 번째 단편인 양지의 시와 여섯 번째 단편인 카자리와 요코가 읽으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 책으로 말미암아 난 이 작가의 책을 당분가는 다시는 잡지 못할 것 같다. 너무 전작에 매달리며 그것만을 생각한 나의 잘못도 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왠지 전작의 그 작가가 아니라 다른 작가를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많은 실망과 후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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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도 돼?
나카지마 타이코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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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공간 즉 혼자 있을 수 있는 집을 원할 것이다. 특히 난 그 공간을 너무 원한다. 우리 집 구조를 보면 둘째 언니와 방은 분리되어 있어 각자의 방이지만, 정작 그 공간을 분리하는 문이 없어 서로 각자 생활하는 방지만, 모든 소리와 잡음들이 들려 같이 쓰는 방과 다른 것이 없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이지 조용한 곳에서 읽어야 책에 집중하며 읽을 수 있는데 문제는 둘째 언니는 텔레비전을 볼 때면 귀가 좋지 않아 소리를 잘 듣지 못해서 그런지 소리를 높여서 보고 그러면 문이 없는 내 방에 그 소리가 다 들려 책에 집중할 수가 없어 그날은 책을 손에서 놓고 나도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를 하게 된다.

정말이지 나만의 공간, 책만 읽을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언제부터인가 항상 내 머릿속에는 자취방을 구해 이곳에서 벗어나는 생각들이 가득했다. 그런 나에게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남자가 아니라, 집!"이라는 문구가 있는 표지를 본 순간 바로 이 책이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온 마음으로 다해 이 책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어느 날 이 책이 나의 손에 들어왔다. 그렇게 난 이 책을 손에 놓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30대 독신녀인 나가타 마리는 쉬는 날 이것저것 잡다한 집안일을 하며 쓰레기를 버리려 2층 계단을 내려오며 항상 하는 생각을 한다. 마흔이 되기 전에 꼭 이 집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어느 순간 몸이 붕 하고 뜨는 느낌을 받는다. 녹은 눈이 얼어 있었던 것을 모르고 밟아 미끄러진 것이다. 격심한 통증을 느꼈지만, 잠시 후 혼자서 일어날 수 있게 되고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순간 죽었다 살아난 사람처럼 마흔이 되기 전에 결혼하자고 마음먹는다.

그렇게 자신의 회사 사장인 사촌 동생 유키코에게 그 이야기를 함으로써 그녀의 본격적인 결혼 상대 찾기가 시작된다. 유키코와 함께 이곳저곳으로 따라다니게 된 마리는 도저히 유키코를 감당할 수 없어 잠시 쉬자고 부탁했고 토요일에 일에 관한 미팅이 있다고 비워두게 하지만, 그것은 유키코의 엄마, 주인공 마리의 이모 주선으로 시작된 맞선이었다. 건축설계사인 후쿠시마를 만남으로서 그녀의 집 짓기의 첫 단계가 시작된다.

그녀도 처음에는 자신만의 공간을 갖기위해 집을 짓는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저 여기저기 모델하우스를 견학하며 그저 원룸이나 지금 사는 곳보다는 조금 좋은 곳으로 이사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정작 가지고 싶은 것은 표지 문구에 있는 말처럼 남자도 아니고 형식이라는 틀에 맞혀져 지어진 집이 아닌 자신만을 위한, 자신이 원하는 공간으로만 이루어진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을 입으로 말하는 순간 그것이 이때까지 그녀가 가진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부모님과 주위 사람을 설득하며 맞선 상대인 후쿠시마 건축 설계사의 도움으로 그녀의 집 짓기 프로젝트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린다.

요즘은 능력 있는 여자들이 많아 30대가 넘어가도 결혼할 생각도 없이 독신으로 살아가는 여자들이 많다. 나도 솔직히 능력만 있다면 결혼해서 시댁 식구 눈치를 보지 않고 그냥 독신으로 살아가고 싶다. 하지만, 난 요즘 전문직 여성처럼 능력 있는 여자가 되지 못해 남들이 다 하는 결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혼한 친구가 시댁에 불려다니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이지 난 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능력 있는 여자가 못 되었는지 한심한 생각이 들 때가 잦다.

그런 능력 있는 여자들도 자신의 집을 짓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인 것 같다. 부모님의 반대는 물론 주위 사람들의 반대와 그보다 더 큰 산이 있다. 바로 땅이라는 문제. 땅이 일반 지어놓은 오피스텔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저 지어진 집에 나만의 물건으로 실내장식을 하며 살아가는 것만으로 행복하게 살 것인데 여기 나오는 주인공 마리는 자신의 집을 짓는다니 그것도 자신이 필요한 것들만으로 해서 짓는 집은 얼마나 좋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자신의 집을 지으면 행복한 마리의 모습이 조금이 아닌 아주 많이 부러웠다.

책을 덮을 때까지 마리의 집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그녀가 완성된 집 앞에서 얼마나 행복해하며 잘 살아가게 될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그녀는 남자만 만나면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남자를 조만간에 만날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도 언젠가는 나만의 집을 짓고 싶다는 행복한 꿈을 꾸며 이 책을 손에서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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