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작품 후반부 주요한 무기 중 하나로 등장하는 인공지능 ‘이브’가 단순한 도구로 작동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의지와 도덕적 판단에 직접 개입하는 장면은 현시대 테크노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깊이를 더한다. 과수사 연구원 임박사 사무실을 몰래 조사한 전처로 통해서 조작이 은폐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일문 검사는 현장에 나타날 때마다 증거 은폐 조작과 거기에 담겨 있는 메시지까지 철저히 사포로 삭제한 것을 알게 된다.
PM이 남긴 메시지를 지우고 임박사 책상 밑에 숨긴 상태로 보관한다.
이대로 있을 수 없어서 PM을 만나 이야기를 다시 해봐야 한다고 느낀 고일문 검사는 대화 자리를 마련해 세부적인 정황을 묻게 된다. 우길영은 보좌관으로 대형 방산기술 연구 단지의 내부 조력자로서 기밀을 빼서 외국에 넘겨주는 일을 해 온 터라 외국 손님은 이것으로도 만족을 못 하며 진짜인지 비교할 부품을 원했다.
악을 처단하기 위해 파괴적인 방식을 택하게 된 인물들의 복합적인 내면 묘사는 독자에게 법의 불완전성과 개인의 저항권에 관한 묵직한 질문들을 던진다. 거대한 음모의 실체가 밝혀지고 최후의 불꽃이 타오르는 순간, 독자들은 진정한 카타르시스와 함께 쉽게 가시지 않는 여운을 맛보게 될 것이다. 무기탈취를 통한 기밀 상황으로 돈거래를 하게 되면서 국가의 자존심을 버린 이들이 과연 타협이 되는 인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