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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커브를 한 번 더
야마기와 준지 지음, 고은하 옮김 / 모로 / 2025년 6월
평점 :


에나쓰 유타카라는 야구 선수의 이야기를 논픽션으로 담았다. 이 선수에 대해서 잘 몰라 검색을 해보니 감독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때 야구, 농구 등 스포츠 만화를 엄청나게 즐겨보곤 했었다. 그렇게 읽다 보면 꼭 나오는 배경이 있다. 여름에 땀을 흘리면서 구장에서 열정을 쏟으는 투수의 모습을 그려낸 만화가의 그림이 맘에 들 때가 있다. 고시엔 배경은 그러한 청춘이 나온다. 여기서도 첫 페이가 고시엔이다. 에나쓰는 이번 첫 올라온 도전자가 된다. 여기에 열정을 쏟아내는 청춘이 있다.
《슬로 커브를 한 번 더》에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눈부신 청춘을 바친 이들의 삶을 담아냈다. 그중엔 누구에게나 인정받던 슈퍼스타도 있고, 한 번의 스포트라이트도 받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도 있다. 심지어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허탈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같은 구절을 다시 한번 반복하자면, 결과를 떠나 싸운다는 것,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일이다.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통찰력 있고 유려한 문장을 통해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이를테면 저자는 우울한 어느 날, 경기장으로 향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나도 그렇게 스포츠를 즐기며 관람을 하진 않았지만 올림픽이나 스포츠 만화를 즐겨읽어 보곤 했다.
야구, 복싱, 조정, 스쿼시, 장대높이뛰기 등 다양한 종목에서 분투하는 선수들의 이야기 8편이 담겼다. 여러 종목의 스포츠가 담겨 있기도 하면서 조정을 하는 선수가 연습을 하면서 모스크바 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을 목표로 하며 준비를 한 것이 보이콧 선언을 한 바람에 이룰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개인의 노력과 열정, 그것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던 호황과 지지. 《슬로 커브를 한 번 더》는 훌륭하게 쓰인 르포르타주가 역사서의 역할까지 한다는 걸 보여준다. 단 한 개의 공은, 마운드 혹은 타석에 서 있던 이의 운명을 나락으로 보내기도 한다. 어떻게 공을 던져야 내가 승리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 되는지 여기서 우리는 청춘을 볼 수 있었다. 나에게 이젠 없다. 땀과 도전, 다시 뛰어 볼 수 있는 청춘 같은 용기 없는 것 같다.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에서 책을 제공을 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