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예찬 - 불확실성을 환대하는 방법
안 뒤푸르망텔 지음, 이세진 옮김 / 사람in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성공을 추앙하고 실패를 혐오하는 곳, 바로 대한민국이다. 한국 사회는 성공 숭배 사회다. 다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달고 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는 과감한 도전에 대한 인센티브나 실패와 폭망에 대한 관용이 거의 없다. 승자는 늘 우상시되고, 패자는 금세 잊히거나 어둑한 지하로 내몰린다. 그래서 친숙하고 편하고 기분 좋은 확실한 안전지대에 머물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해서 그만큼 위험과 모험을 예찬하는 이 책이 반가웠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안 뒤푸르망텔은 대표작인 『위험 예찬』(사람인, 2026)에서 '가장 생생한 삶을 체험하려면 위험을 환대하라'고 주장한다. 핵심 메시지는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을 할 때, 비로소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고 생동하는 순간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주장만을 놓고 보면, 모험과 도전을 동기부여하는 자기계발서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타령을 늘어놓는 주식투자서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 철학적이고 아포리즘적이다. 저자는 현상학과 정신분석학의 도구를 빌어 불확실성을 환대하는 방법을 풀어놓는다. 책에서 논하는 '위험'의 목록을 나름 정리해보면, 열정, 정념, 망각, 기억 상실, 자유, 사랑, 고독, 불충실(불륜), 웃음, 꿈 등 다양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신화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르페우스 신화는 이승과 저승 사이, 산 자들의 세계와 죽은 자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삶으로 되돌아오기 위해 지옥을 건너는 위험을 부각시킨다. 신화의 '지옥'은 현실에선 정신병원이나 사랑의 상실, 고독, 우울증 등으로 치환된다. 그리고 에우리디케는 "사랑을 잃고 사랑 속에서 자기 자신도 잃었던 여성들"의 상징적 아이콘이 된다.

철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현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병이 절망과 고독이라고. 제로 리스크를 바라며 쉬운 인생, 편안한 삶, 편리하고 안락한 일상을 무턱대고 좇다보면 절망과 고독이 침습하기 마련이다. 바로 그런 절망과 고독을 치유하기 위해선 위험을 감수하는 열정적인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미지의 것, 우연히 다가오는 것, 불확실한 것에 대한 열린 태도, 즉 리스크를 환대하는 자세가 우리 삶의 절망과 고독을 치유하는 처방약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