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더 잘 쓰게 된다 - 스토리의 힘을 키우는 작법 수업
이기원 지음 / 오늘산책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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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내가 보는 드라마는 〈김부장〉이다. 정체를 숨긴 딸바보 김부장이 위험에 빠진 딸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스릴러 액션물이다. 영화 〈테이큰〉과 같은 류다. 액션과 스케일은 나쁘지 않지만 뭔가 유치한 부분과 김빠지게 만드는 부분도 없진 않다. 아마도 깜냥과 재주에 비해 김부장의 욕망이 지나치게 평범해서일 것이다. 김부장은 딸 민지의 아빠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 목표다. 사족이지만 단조로운 감정선과 에로티시즘의 공백도 아쉽다.

드라마나 영화를 답답한 고구마로 만들거나 통쾌한 사이다로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스토리 작법서 《당신은 더 잘 쓰게 된다》를 펼쳐 들었다. 저자는 드라마 〈하얀거탑〉과 〈제중원〉의 작가 이기원으로, 30년 경력의 드라마 크리에이터의 내공을 책에 녹여냈다. 스토리의 '기능'과 '구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노련한 면모가 돋보인다.

먼저 화두다. 스토리란 무엇인가. 스토리란 욕망을 가진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욕망이나 어려움의 극복이 없는 스토리는 비서사적이다. 서사 기능의 측면에서 보면, 스토리는 주인공, 욕망, 적대자, 행동, 변화 이렇게 다섯 개 요소로 구성된다. 스토리의 재미와 박진감을 주려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주인공의 욕망이나 약점을 더 크게 설정하거나, 주인공이 돌파해야 하는 장애물(대적해야 하는 악당)을 더 어렵고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

"'주인공'은 선장이자 엔진 본체이며, '매력'은 대중을 항해에 합류시키는 힘이다. 또한 '감정이입'은 그 힘을 지속시키는 추진력이고, '딜래마'는 엔진의 회전수를 끌어올리는 장치다. 더불어 '적대자'는 전진을 가로막는 거친 파도와 폭풍우며, '멘토와 조력자'는 조타수이자 항해사다."(62쪽)

주인공의 욕망에는 외적욕망과 내적 욕망이 있다. 외적 욕망은 원하는 것을, 내적 욕망은 필요한 것을 뜻한다. 내적 욕망은 주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대체로 클라이맥스에서 드러난다. 가령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해리가 원하는 것은 볼드모트를 물리쳐 부모의 복수를 완성하는 것이지만, 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책임과 희생을 감당하는 것이다. 앞서 〈김부장〉의 미흡한 면을 살짝 언급했지만, 주연과 조연을 포함해 드라마 캐릭터들의 욕망이 죄다 외적 욕망에만 그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흠이 아닐까 싶다.

서사라는 망망대해를 제대로 항해하기 위해선 '나침반'이 필요한 법. 가령 로그라인으로 방향을 고정하고, 주제로 항해의 의미를 찾고, 하이 콘셉트로 이 항해가 선택받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가령 드라마 〈제중원〉의 로그라인은 "구한말, 백정이 조선 최초의 양의사가 되려고 고군분투한다."이다. 〈제중원〉은 구한말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조선 최초의 양의사가 된 박서양을 모델로 한 드라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예로 들면, 로그라인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훌륭한 변호사로 성장한다.'이다.

그럼, 주제는 무엇인가. 여기 공식이 하나 나온다. 바로 "주제=A〉B"이다. '주제는 A가 B보다 낫다'라는 뜻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제는 '장애와 편견을 극복하는 삶(A)이 그렇지 않은 삶(B)보다 낫다'이다. 〈겨울연가〉 같은 멜로드라마나 〈엽기적인 그녀〉 같은 로맨틱 코메디의 주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이 그렇지 않은 삶보다 낫다'이다. 하이 콘셉트는 "흥행작에 흥행작을 더해 또다른 흥행작을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가령 〈워킹 데드〉가 〈조선왕조 오백년〉을 만나 〈킹덤〉이 되었다는 식이다. 쉽게 말해서, 하이 콘셉트는 "새 옷을 입은 옛이야기"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블록버스터 대다수는 이런 하이 콘셉트를 바탕으로 기획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서사의 지도, 즉 '서사 구조'를 설명한다. 영웅 서사, 3막 구조, 패러다임 이론, 세이브 더 캣과 같은 서사 구조가 그러하다. 여기서 서사 구조는 이야기를 가두는 틀이 아니라 이야기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방향을 틀며, 어디에서 모든 걸 걸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검증된 항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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