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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이라는 세계 -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양필성 옮김 / 클랩북스 / 2026년 4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독학은 혼자 공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를 위한 진짜 공부'의 다른 이름이다. 일찍이 공자가 말한 '위기지학'이 아니면 독학이라 할 수 없다. 양명학이 강조하는 '일상에서 진리를 연마한다'는 '사상마련'이나 불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가르침, 그리고 하나의 화두를 잡고서 종일 끝까지 참구하는 것도 다 독학의 맥락과 상통한다. 독학은 공부의 분야와는 관련이 없다. 직업이나 취업을 위한 공부도 아니고, 재미나 취미를 위한 공부도 아니다. 오히려 독학은 자기 주도적 학습과 같은 근성과 호기심, 탐구 태도와 결부된다.
철학의 대중화에 매진하고 있는 일본의 지식인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독학의 최종 목적이 "스스로 생각하고, 지금까지 없던 견해나 추론을" 만드는 일이라며 독학의 기본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가령 대략적으로 책을 읽는 법, 문제의식을 갖는 법, 생각하는 법, 교양을 쌓는 법 등이다. 요약하면, 독학의 기본은 직접 읽고 느끼고 생각하는 일이며, 이는 독서와 사유, 기록이 전부다. 독학은 기록인의 삶이자 교양인의 열린 자세로,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는 탐구는 오직 자신으로 사는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인간은 스스로 탐구할 때만 비로소 자신이 된다."
독학은 진리를 깊이 파고드는 철학자의 탐구나 진범를 추리하는 탐정의 작업과 흡사하다. 칸트나 셜록 홈즈처럼 말이다. 일테면 저자는 '알고 싶은 것을 제대로 조사하는 7단계'를 소개하고 있다. '주제에 따른 키워드 선별하기, 키워드의 어원과 현대에 와서 달라진 의미 조사하기, 주제 범위의 역사적 환경 파악하기, 종교적 환경 파악하기,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환경 파악하기, 주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책과 자료 선별하기, 연구를 시작하기'의 순이다.
또한 저자는 언제나 '프리 노트'를 가지고 다니라고 조언한다. 프리 노트란 공부하거나 독서하면서 떠오른 의문과 발상을 적는 노트로, 예술가의 작업 노트나 발명가의 아이디어 저널과 다를 바 없다. 다만 전자 노트여서는 안 된다. 저자는 40매짜리 원고지를 쓰는데 칸을 무시하고 단면만 쓴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