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스, 이건 사랑 이야기야 I LOVE 스토리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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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국의 아동문학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이야기는 마른 눈가를 촉촉하게 하고 굳은 가슴을 몽글몽글 녹인다. 책을 덮고 나면 행복한 순간이 으레 선사하는 화사한 느낌의 물결이 심장을 동심원 삼아 부드럽게 퍼져나간다. 어린 소녀 '페리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번 이야기도 물론 그러했다. 페리스의 이야기는 가족, 이웃, 친구 사이의 사랑 이야기이면서, 진중한 이별과 새로운 만남을 대비하는 인생 성장 스토리다.

페리스(엠마 피니어스 윌키)는 예비 5학년인 열 살 소녀로, 현재 아빠, 엄마, 여동생, 할머니, 반려견 부머와 살고 있다. 페리스는 식구들 가운데 그 누구보다 할머니 셰리스와 매우 한올진 사이다. 페리스가 태어난 날 본 인생 첫 장면이 바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셰리스 할머니였다. 북적북적한 축제장의 페리스 휠 아래에서 페리스를 받는 산파 노릇을 멋지게 해주었다.

할머니는 페리스가 태어난 날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늘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야"라고 말해준다. 사랑 이야기는 결국 아름다운 성장 서사이기도 하다. 청춘의 사랑도 황혼의 사랑도, 심지어 유령의 사랑까지도 그러하다.

셰리스 할머니가 이른바 '유령'을 보기 시작하자 페리스의 고민이 시작된다. 할머니가 심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이기에 유령의 출몰은 불길했다. 할머니가 유령과 소통을 했는데 유령에겐 소원이 하나 있었다. 전쟁터에서 죽은 남편이 헤매지 않고 집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샹들리에에 불을 밝히는 일이다. 페리스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고 마흔 개의 양초에 불이 켜진다. 샹들리에에 불이 환히 켜진 날, 상실의 아픔을 겪었던 모든 이들이 따스한 위안을 얻게 된다. 그때의 마법 같은 광경은 책 표지 그림에 등장한다.

셰리스 할머니에게 사랑을 고백한 '황혼의 로맨티시스트' 부이 할아버지는 악당이 되고픈 천방지축 여동생 핑키(엘리노어 로즈 윌키)에게 남다른 조언을 해준다. "마법이라는 건 사실 자기 자신을 굳세게 믿는 데서 시작하는 거란다. 그러면 주위 사람들도 덩달아 너를 믿게 되거든." 사랑과 성장에는 모두 마법이 필요한 법이다. 고난과 시련만큼이나 말이다. 여섯 살 핑키도 엉뚱한 말썽을 저지르며 나름 성장을 하게 된다.

페리스의 절친은 유치원 시절부터 알고 지낸 피아노 신동 빌리 잭슨이다. 목에 거는 줄이 달린 안경을 쓴 빌리는 '신비한 장벽'이라는 곡을 치고 또 치는데, 이 오래된 노래는 돌아가신 엄마의 사랑과 결부된다. 빌리 엄마가 태교로 불러 주던 노래였기 때문이다. 빌리의 아빠 빅 빌리 아저씨는 왕년에 유명한 미식축구 선수였는데 지금은 스테이크하우스 사장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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