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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마을 ㅣ 책꿈 10
캐서린 애플게이트.제니퍼 촐덴코 지음, 월리스 웨스트 그림,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12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유기견이 주인을 고르는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작심하고 우리 울음보를 자극하려는 영상이다. 수많은 입양 신청자들 사이로 유기견 한 마리가 돌아다니며 반려가족이 될 이를 천부적인 직감과 본능으로 택하는 모습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어쩌면 인공지능의 연출일 수도 있다. 신파적인 최루쇼일 줄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그런 경우랄까. 그럼에도 보면 가슴 뭉클해진다.
나는 반려동물 이야기를 좋아한다, 시작은 꿀꿀해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그런 이야기를 하나 발견했다. 바로 2023년 아마존 선정 최고의 어린이 도서로 선정된 《댕댕이 마을》(가람어린이, 2025)이다. 댕댕이 마을이란 버려진 개와 길 잃은 개들이 모여 사는 유기견 보호소를 말한다. 그런데 오늘의 유기견 보호소와 달리, 댕댕이 마을에는 주인이 흥미를 잃고 버린 로봇 개들도 적지 않다. 로봇 개 입양은 댕댕이 마을 최고 관리자인 '댕 대장'의 기획 덕분인데, 진짜 개보다도 훨씬 더 인기가 있다. 개인적으로 유기견 보호소 이야기는 소재로써 신선했다. 동물병원과 반려견 놀이터, 전용 화장터는 가봤어도 정작 댕댕이 마을에는 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혹시 달타냥 강아지가 나오는 삼총사 만화 기억하는가. '삼총사'라 불릴 만한 챈스와 깡통 머리, 쥐방울의 모험극이 펼쳐지는데, 유기견을 해외 가족에게 비행기로 입양보내는 절절한 사연만큼이나 감동적이다. 가슴 아픈 사연의 주인공은 보더콜리와 오스트레일리언 셰퍼드 믹스견 암컷인 '챈스'다. 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고 댕댕이 마을에 오게 되었다. 챈스의 단짝 친구는 지하실 91번 우리 위에 숨어 사는 생쥐 '쥐방울'이다. 쥐방울 덕분에, 댕 대장은 다리가 셋인 챈스를 행운의 마스코트로 여기게 되고, 덕분에 챈스는 댕댕이 마을을 자유로이 다닐 수 있었다. 그러다 챈스는 지하실에 갇힌 말썽쟁이 로봇 개 '깡통 머리'를 알게 된다.
진짜 개는 로봇 개에 대한 편견과 시기가 있는데, 마을 방문객들이 스위치가 달린 로봇 개를 진짜 개보다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로봇 개들을 키우는 게 여러모로 편했기 때문이다. "발에 흙을 묻혀 오지도 않지. 날카로운 발톱도 없지. 벼룩도 없지. 진드기도 없지. 털도 안 빠지지. 동물 병원에 안 가도 되지. 카펫에 오줌도 안 싸지. 냉장고에 냄새나는 개밥을 넣어 둘 필요도 없지. 개가 짖는다고 이웃이 경찰에 신고할 일도 없지."
챈스도 로봇 개에 대해 삐딱한 편이었다. 그런데 미치광이 과학자가 조립한 것처럼 괴상하게 생긴 '깡통 머리'는 정말 남다른 구석이 많았다. 사람 말도 하고 멍멍이 말까지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댕댕이 마을의 탈출을 꿈꾼다. 깡통 머리는 마을 방문객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1번 우리에 있었지만, 귀여운 재롱을 부리는 '입양 쇼'를 계속 거부해 지하실에 갇히는 신세로 전락한다. 그리고 탈출을 선언하고,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챈스와 쥐방울의 도움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