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문장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이 삶의 질문을 마주하며 밑줄 그은 문학의 말들
스티븐 킹 외 지음, 조 패슬러 엮음, 홍한별 옮김 / 이일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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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와우, 간서치나 활자중독자의 최애가 될 만한 책이 나왔다. 『인생 문장』은 서구 예술가들이 문학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들을 선보인다. "가장 강렬하게 뇌를 강타한 구절", 카프카의 표현을 빌면, '얼음을 깨는 도끼'가 되어준 그런 인생 문장들 말이다. 엮은이 조 패슬러는 오르한 파묵의 소설 『새로운 인생』의 첫 구절을 떠올린다. "어느 날 책 한 권을 읽었고 내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렇다, 누구나 내 인생 한 권의 책이 있다. 아울러 누구나 가뭄 속의 단비와 같은 한 줄의 문장이 있다. 영혼을 일깨우는 맑은 우물물과 같은 그런 신성한 문구가 있다. 노련한 멘토처럼 딱 맞게 위안을 주거나 울림과 충격을 주거나 깨우침이나 문학적 통찰력을 선사하는 그런 문구가 있다.

베스트셀러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저자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시인 잭 길버트가 말년에 쓴 「변론취지서」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기쁨을 감수해야 한다. 쾌락 없이는 살 수 있지만, 기쁨 없이는 안 된다. 즐거움 없이는. 이 세상이라는 무자비한 불구덩이에서 고집스럽게 기쁨을 받아들여야 한다." 얼핏 행복전도사의 선전 문구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철학자 니체의 실존적인 너무나 실존적인 개념인 '운명애'가 절로 떠올려지는 문장이다. 고난과 역경에 처한 작가와 예술가들이 절망하지 않고 끝까지 삶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게끔 하는 그런 '기적의 만트라'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엘리자베스는 길버트의 작품이 월트 휘트먼과 비견할 만하다고 극찬한다. '이 문장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술회하면서 말이다.

작가들의 개성과 기질, 문학관에 따라 롤모델이 다양하다. 시나리오 작가 엠마 도노휴는 에밀리 디킨슨처럼 '이상하고 맛이 간' 시인을 '나의 롤 모델'로 삼는다. 휘트먼의 싯구를 인생문장으로 꼽은 작가들도 있다. 그림책 『어디 숨었니, 페페?』의 저자 찰스 시믹과 『조이 럭 클럽』의 저자 에이미 탄이다. 퓰리처상을 받기도 한 시인 찰스 시믹은 「흐릿한 잿빛 새벽에 막사에서 본 광경」의 한 구절, "젊은이 나는 당신을 아는 것 같소ㅡ이 얼굴은 그리스도의 얼굴이오 죽었고 성스러운 우리 모두의 형제, 그리고 여기 다시 누워 있소."를, 에이미 탄은 「나 자신의 노래」의 구절, "나도, 다른 누구도 당신 대신 그 길을 갈 수 없다, 당신 스스로 가야 한다. 그 길은 멀지 않고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태어났을 때부터 그 위에 있었으면서 모를 수도 있고, 물 위 땅 위 어디에나 있을 수도 있다."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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