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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 성취 중독에서 지속 가능한 행복으로 가는 인생 경영 전략 20
야마구치 슈 지음, 박세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일본의 철학자 야마구치 슈는 오늘날을 아노미의 시대, 즉 '규범이 해체된 시대'로 파악한다. 그래서 지금 여기 가장 필요한 것이 '자기결정'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해킹'으로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입장에서 인생을 경영 전략의 차원에서 재설계한다. 인생 그 자체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보고 마치 기업을 경영하듯 적절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에 따르면, 행복한 삶을 위한 토대는 다음 네 가지 자본이다. 시간자본, 인적 자본(기술, 지식, 경험), 사회자본(신용·평판, 네트워크, 친구·가족관계), 그리고 금융자본(현금, 주식·채권, 부동산 등)이다.
저자는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모델에 기반해 인생 프로젝트의 장기목표는 "시간 자본을 적절히 배분해서 지속 가능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언제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좋은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돈 · 관계 · 시간 가운데 무엇보다도 시간을 쓰는 방식, 즉 시간자본이 지속 가능한 행복한 삶을 결정한다. 시간자본을 적절히 투자하면 인적 자본이 형성되고, 인적 자본은 사회자본을 낳으며, 사회자본은 다시 금융자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적 자본, 사회자본, 금융자본은 행복한 삶의 핵심 요소인 '자기효능감', '사회적 연결', '경제적 안정'과 각각 결부된다.
아리스토텔레스 모델과 생애 주기 곡선에 기반한 인생 설계도의 큰 그림은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문제는 구체적인 실천 지침에 있었다. 막상 적응 전략, 포지셔닝 관점, 벤치마킹법과 같은 자잘한 경영 이론이 인생 프로젝트에 적용되자 저자의 이야기에 김이 빠진다고 할까, 큰 공감이 가지 않았다. 아쉽게도 시중에 흔해 빠진 경영서를 재탕한다는 느낌이 들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