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실용적인 철학

아주 세속적인 철학 -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는 2000년 전 지혜 ㅣ 아주 세속적인
시라토리 하루히코.지지엔즈 지음, 김지윤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8월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리 삶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철학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디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야 할지 일깨워 준다. 좋은 철학은 심리적 치료의 효용이 있다. 좋은 심리학이 인지적 통찰의 효용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일본의 철학자 시라토리 하루히코와 대만의 철학자 지지엔즈가 삶의 철학, 생활의 철학에 관한 입문서를 펴냈다. 세계적인 철학자 12명에게 배우는 '가장 현실적인 인생 수업'이다.

무려 2년에 걸친 국제 협업의 결과물인 《아주 세속적인 철학》(포레스트북스, 2025)은 '삶의 의미를 찾는 당신에게', '나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 '인생이 바뀌는 사고법',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라'라는 네 가지 테마에 어울리는 세 명의 철학자와 이들의 문제의식을 각각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나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의 테마 하에 언어(소쉬르), 사랑(에리히 프롬), 불안과 허무(사르트르)라는 화두를 다루고, '인생이 바뀌는 사고법'의 테마 하에 방법적 회의(데카르트), 인과관계에 대한 회의(흄), 비판(칸트)을 다루는 식이다.

철학의 기원은 호기심이다. 과학철학에 호기심이 있는 독자라면 데카르트의 철학에서 시작하면 좋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회의는 수단이며 진리야말로 목적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과학자는 기실 모두 데카르트의 후예들이다. 그리고 윤리학과 행복학에 호기심이 있는 독자라면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하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행복한 인생은 밖에서 구하거나 운에 의지해서 얻으려 하면 안 된다. 자기 스스로 찾아야 한다." 행복은 '쾌락'이 아니라 '기쁨'에 있다. 욕망을 만족시키는 찰나의 쾌락은 불행을 초래하지만, 기쁨은 정적이고 지속적인 즐거움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의 요건은 우리를 기쁨으로 이끌 수 있는 내재적인 성질, 즉 관용, 용기, 지혜, 선량함, 공평 같은 탁월함(아레테)에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