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센스 - 소진된 일상에서 행복을 되찾는 마음 회복법
그레첸 루빈 지음, 김잔디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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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행복은 살아있는 감각을 생생히 느끼는 일이다. 무기력이나 권태는 감각의 마비와 다를 바 없다. 오감이 좀비처럼 죽어있다는 얘기다. 오감은 경험의 직접적인 매개체다. 감각은 생명체가 자아와 세계와 능동적으로 교감하고 상호소통적 교류를 가능케 하는 다리다. 세상을 경험케 하는 감각 기관이야말로 확실한 행복의 전도체인 것이다.

세계적인 행복전도사 그레첸 루빈이 적극적인 오감 실험을 통한 매일매일의 행복 되찾기 프로젝트에 나섰다. 지금 여기의 생생한 감각의 물결을 놓치는 것이 바로 눈앞의 행복을 놓치는 안타까운 순간이라는 나름의 각성 덕분이다. "내 머릿속에 머물지 않고 주변 세상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지면서 내 몸속에서 더 충만히 살아가려 한다"는 각오를 되새기면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감각들을 활용해 일상 속 행복을 찾아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자신의 오감을 행복 엔진으로 바꾸는 실천법이다.

우리의 오감 가운데는 우세한 감각이 있고 비교적 덜 민감한 감각이 있다. 전자를 '전경 감각', 후자를 '배경 감각'이라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전경 감각이 시각과 후각이며, 청각과 미각, 촉각은 배경 감각이라고 설명한다.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건 좋아했지만 새로운 음악을 듣거나 낯선 음식을 먹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토로하면서 말이다. 저자는 이론과 실천 양쪽에서 자신의 감각 환경을 탐색한다. 과학적인 시선에서 오감이 작용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집에서 가까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자신만의 일용할 감각 실험실로 삼으면서 다양한 감각 실험이 주는 행복 원칙들을 정립해나간다. 저자가 오감을 연구하면서 1년 동안 매일 한 장소를 규칙적으로 찾아가는 리추얼을 정립하는데, 그곳이 바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었다.

나는 청각과 후각이 전경 감각에 속한다. 저자에게 강렬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 노래가 뮤지컬 《오클라호마》에 나온 〈더 파머 앤 더 카우맨〉과 니나 시몬이 부른 〈필링 굿〉이라고 해서 유튜브로 들어보았다. 와, 정말 내 취향은 아니구나 싶었다. 저자가 '소리 치유소'라고 부르는 애청곡 리스트를 보니,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같은 곡을 제외하곤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저자에게 신명나는 K-팝을 소개하고 싶어진다.

사람은 자주 자신의 감각을 오인하곤 한다. 평소 개코라고 자부하던 저자 역시 자신의 후각을 과대평가했다. 나는 공방에서 나만의 향수를 만든 적이 있는데, 저자도 향과 향수에 대한 탐구심이 꽤나 맹렬했다.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사립 예술 및 디자인 대학에서 '향수 제조 기술과 향의 언어 입문'과 '고급향수학'이라는 두 강좌를 이수할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머스크 향을 전혀 못 맡는 개코가 있던가. 후각은 저자의 전경 감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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