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니까 - 김소현 에세이
김소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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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는 뮤지컬 배우 김소현의 팬이다. 최애곡은 《모차르트!》에서 남작부인이 부르는 넘버 〈황금별〉이다. 여러 배우들의 버전을 들어보았지만, 언제나 이미 '쏘금별'이 나의 최애다. 남작부인은 청년 모차르트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현명한 멘토이자 후원자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황금별〉이 전하는 이중의 메시지가 나를 두 번 울린다. 불안한 젊은 영혼(볼프강 모차르트)에게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북돋아 주면서, 동시에 방황하는 자녀를 둔 부모(레오폴트)에게 진정한 사랑은 어떠한지, 참다운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전한다.

"♪사랑이란 구속하지 않는 것/사랑은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때로는 아픔도 감수해야 해/사랑은 눈물 그것이 사랑//황금별이 떨어질 때면/세상을 향해서 여행을 떠나야 해/북두칠성 빛나는 밤에/저 높은 성벽을 넘어서/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곳으로/저 세상을 향해서 날아봐/날아올라♪"

'김소현 무대'의 덕질 수준은 뒤에서 꼴찌이지만, '김소현 에세이'만큼은 맨 앞줄에 서는 그런 열혈 독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읽고 또 읽었다. 사람은 누구나 두 개의 얼굴을 지닌다. 공적인 얼굴과 사적인 얼굴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아들 주안이의 저녁 도시락을 준비하는 엄마로서의 얼굴이다. 일에 지친 워킹맘이 아들을 위해 '냉부해'처럼 후다닥 소고기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다는, 정말 별스럽지 않은 내용이다. 하지만 이토록 평범한 도시락이 사랑하는 아들의 일상을 응원하는 소현 엄마의 소소한 응원가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에게 소울푸드가 뭐냐는 질문에 '엄마표 김치찌개'라고 답한 것과도 서로 연결된다고 본다. 참고로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배우의 소울간식은 아몬드 초콜릿이란다.

신선했던 것은 매 이야기 꼭지마다 남편 손준호 배우의 따스한 코멘트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두 배우의 결혼 이야기는 운명적인 로맨스 드라마를 빼닮았기에 대중적 호기심이 늘 끊이지 않는다. 가장 크게 놀랐던 것은 저자가 빼곡히 써 내려간 공연 노트들이다. 20여 년간 베테랑 뮤지컬 배우로 성장하기 위해 흘린 '피와 땀'을 사진으로 생생히 보여주고 있어 달리 긴 말이 필요 없었다. 저자는 이를 '반성 노트'라고 부르는데, 배역의 성격, 상황, 감정선을 분석하고, 공연 후 보완할 부분을 적은 노트다. 공연 얘기는 아쉽게도 《모차르트!》 가 빠져있지만, 《안나 카레니나》《명성황후》《위키드》《마리 앙투아네트》《마리 퀴리》에 대한 것은 전해 들을 수 있다. 아, 그리고 강력한 반전의 웃음 한 방이 있다. 그건 가족들 알레르기 검사와 관련이 있다. 단언컨대 삼분의 일 지점에서 터진다, 함박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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