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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뇌과학 - 오늘부터 행복해지는 작은 연습 53가지
엠마 헵번 지음, 노보경 옮김 / 이나우스북스 / 2025년 7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김밥, 냉면, 떡볶이, 육개장. 내게 즐거움을 주는 음식들이다. 미각적 차원을 넘어 기분 좋은 설렘과 따스한 추억이 함께 녹아든 음식들이다. 직접 만들기도 어렵지 않은 가정식이기도 하다. 식도락은 사람들이 소소한 행복을 말할 때 가장 자주 언급하는 예다. '죽고 싶지만 떡뽁이는 먹고 싶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식사'와 '사료'의 차이도 행복의 여부를 따질 때 적절한 판단 기준이 되어준다. 자신의 일용할 양식이 정성껏 차린 한 끼 식사인지 아니면 허겁지겁 뱃속으로 때려넣는 사료인지가 매일의 행복감을 가늠케하는 확실한 기준이 된다. 그래서그런지 영국의 심리학자 엠마 헵번은 뇌과학에 기대어 '행복 샌드위치'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그런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기에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
요리는 재료 선별이 중요한데, 행복 샌드위치도 마찬가지다. 일단 우리 뇌는 위협에 민감하고, 나쁜 감정을 오래 간직하며, 보상에는 중독되기 쉬운 성향이 있다. 즉각적인 만족이나 큰 즐거움을 찾다 보면 오히려 권태나 허무, 지루함이나 우울감과 같은 '쾌락의 역설'에 빠지기도 쉽다. 뇌의 기본 모드는 생존이지 행복이 아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것이 어렵고 지속적인 행복감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다.
아무리 좋은 단어도 지나치게 남발되면 가치가 대폭 하락한다. 저자는 '행복'이 바로 그런 가치하락의 단어라고 보고, 대신에 '안녕감(wellbeing)'이라는 용어를 제시한다. 내가 보기에, 행복이 주로 기쁨과 즐거움, 쾌락과 연동된 단어라면, 안녕감은 마음의 평화와 생활수준, 자존감과 연동된다. 저자는 안녕감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두루 소개한다. 가령 경외감 경험하기, 일상 속 기쁨의 순간 만들기, 감정 인식하고 분류하기, 유연하게 생각하기,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하기, 나의 이야기 재구성하기, 역경에서 의미 찾기 등 다양하다. 이들 행복 레시피는 생각의 방향을 전환하고 가치관을 조절하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돕는 실용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