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의 세계 - 시공을 넘어 공명하는 영혼의 행방
에노모토 마사키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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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선구적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영상 크리에이터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언어의 마술사'로 불린다. "도구와 사회 상황, 음악, 주제, 풍경 등의 조합 효율성을 생각하는 재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덕후 기질이 있는 문학평론가 에노모토 마사키가 신카이 감독의 작품 세계를 체계적으로 고찰하는 평론서이자 '팬 북'을 펴냈다.

주로 문예 비평 방법론(가령 신화적, 설화적 구조)에 따라 밀레니엄 시대를 대표하는 초기 작품 <별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첫 장편영화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연작 단편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 청춘 영화 <별을 쫓는 아이>, 유일한 중편 작품 <언어의 정원>,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다루고 있다.

신카이 감독이 자주 활용하는 서사 모티프가 있다. 가령 과거와 현재를 왕복하는 시간 구성과 시골과 도시의 대조적인 배치, 나아가 고층 빌딩과 전차에 대한 집착 등이 그러하다. 화면 가득 펼쳐지는 하늘 묘사, 명멸하는 빛들, 흩날리는 바람 표현 등 신카이 감독 특유의 영상 표현도 빼놓을 수 없다. 때로 웅대하고 때로는 치밀하고 선명한 자연 묘사가 특징인데, 여기서 자연은 배경 묘사라는 장식 차원을 넘어 등장인물의 심상과 기억을 반영하는 거울로 기능한다.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관통하는 최대 주제는 커뮤니케이션과 디스커뮤니케이션, 혹은 교류와 단절이다. 신카이 작품은 휴머니즘에 기반하고 휴머니티의 원점은 '세계 긍정' 내지 '세계 사랑'이다. 비록 '너와 나' 두 사람의 소통과 불통, 접속과 단절, 연애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이 교차하지만, 결국은 대지진 같은 '세계의 위기'를 계기로 두 사람 모두 세계를 긍정하는 태도를 내보인다. 두 주인공은 재난과 위기의 극복을 통해 한층 성숙한 개성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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