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헌법이다

당신이 헌법이다 - 일상을 지키고 내일을 바꾸는 11가지 헌법 이야기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3
임지봉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란으로 뒤집힌 나라를 바로 일으켜 세우기 위해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했다. 천만 다행이다. 정치는 곧 '정명'이다. 이재명 정부의 새로운 명칭 '국민주권정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제1조의 정신을 부각시킨다. 잘 알다시피, 헌법은 민주주의의 보루이며, 인권, 법치, 권력분립, 평화를 수호하자는 신성한 약속이다. 모쪼록 국민주권정부가 내란을 저지른 범죄집단을 말끔히 응징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극복에 성공하기를 더불어 기원해본다.

내란과 탄핵 사태는 한국의 교양 시민이 헌법적 가치와 원칙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커다란 계기가 되었다. 마침 헌법학자 임지봉은 《당신이 헌법이다》(21세기북스, 2025)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에서 시작하여 헌법 정신과 헌법적 가치의 실생활 적용에 대해 알려준다.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가 권력의 조직과 운영 방식을 규정하는 최고의 법규범이다. 헌법은 크게 규범적 특성과 사실적 특성이 있다. 규범적 특성이란 최고규범성, 조직규범성, 수권규범성, 권력제한규범성, 기본권보장규범성을 말한다. 국가 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원리로 중요한 규범적 특성이 권력제한규범성과 기본권보장규범성이다. 사실적 특성이란 정치성, 이념성, 역사성, 추상성을 말한다.

헌법 본문은 크게 헌법총설, 기본권론, 통치구조론 세 부분으로 나뉜다. 헌법총설은 헌법의 기본 원리와 이념을 다룬다. 가령 국민주권주의, 법치주의, 민주주의, 사회국가 원리, 문화국가 원리, 평화주의 등이다. 기본권론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평등권, 자유권, 사회권 같은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를 다룬다. 헌법 제2장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로 시작하는데, 이 문장이 모든 기본권의 출발점이다. 통치구조론은 국가기관의 구성과 권한을 다룬다. 국회,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의 조직과 권한을 규정하여 권력분립의 원칙을 확립한다.

저자에 따르면, 대한민국 헌법개정사는 네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헌법 개정의 빈도가 잦았다. 1948년 제헌헌법부터 1987년 현행 제9차 개정헌법까지 39년 동안 10개의 헌법이 존재했다. 둘째, 헌법 개정의 주요 내용이 정부 형태 논쟁 중심이었다. 정부형태를 대통령제로 할 것이냐 의원내각제로 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와, 대통령제로 했을 경우 대통령의 임기(4년 중임제, 5년 단임제, 7년 단임제)나 선출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집중되었다. 국민의 요구보다는 주로 권력자나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집중되어 왔다. 셋째, 비상사태하의 개헌이었다.1972년 유신헌법으로의 개헌이나 1980년 제5공화국 헌법으로의 개헌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개헌 전후에 계엄선포나 긴급조치 발포와 같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에서 개헌이 이루어졌다. 넷째, 소급입법 조항이다. '소급입법 금지'라는 입헌주의 헌법 질서의 일반원리를 저해하는 헌법 개정이 이루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