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를 막을 것인가 만들 것인가
아이라 샬레프 지음, 김익성 옮김 / 이사빛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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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권력은 집중될수록 야만적인 폭정의 수렁에 빠지기 쉽고, 일단 상식적인 규제 체제가 무너지면 내란과 같은 악랄한 정치 범죄가 일어나게 된다. 권력의 길은 경사가 심한 비탈길이다. 권위주의적 정치가들이 '예비 독재자'가 되고, 결국 공포정치를 자행하는 독재자가 된다. 여기서 예비 독재자란 "권위주의적 성향을 지닌 정치인"을 말하고, 독재자란 "절대 권력을 억압적 혹은 잔혹한 방식으로 행사하는 통치자", 또는 "권위나 권력을 가혹하게 사용한다는 점에서 억압적인 통치자와 유사한 사람"을 말한다.

"정치적 독재자는 국가의 자원과 권력을 탈취하고 이를 이용해 시민을 통제하고 그런 시민을 자신의 극악한 통치를 수행하는 대리인으로 전락시키는 개인이다."(27쪽)

리더십 연구자 아이라 샬레프는 정치적 조직의 기본 구조를 '지도자와 추종자'의 관계로 본다. 잘 알다시피, 민주주의의 허리는 중간 계급이며, 건전한 시민의 역량이 민주공화정의 기초를 이룬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는 독재자가 아니라 추종자에 더 주목한다. 추종자라면 예비 독재자와 카리스마 있는 개혁가를 구분할 수 있는 성숙한 안목이 필요하다. 이 책의 장점은 정치적 추종자의 편에서 독재자와 예비 독재자를 저지하거나 방지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탐구하고 있다는 데 있다.

우선 추종자를 지도자와의 거리감에 따라 다섯 계층으로 구분하고 있다. 제5계층 대중, 제4계층 활동가, 제3계층 관료, 제2계층 엘리트, 제1계층 측근의 순이다. 계층 각각에서 추종자는 순응, 공모, 저항과 같은 세 가지 행동 유형을 보일 수 있다. '순응형 추종자'는 극악한 정치 지도자가 내리는 지시가 무엇이든 그 지시를 따르며,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만 집중한다. '공모형 추종자'는 극악한 지도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심지어 그런 지도자의 극악함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용기있는 추종자'는 지도자의 극악함에 대응할 방법을 모색하며, 필요하다면 파괴적인 지도자의 제거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처럼 저자는 추종자의 유형, 역할과 기능 등을 토대로 민주주의의 퇴행(권위주의에서 독재자로의 진행)을 저지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단계별 행동을 제시한다. 가령 공직 도전 단계, 공직 획득 단계, 권력 남용 단계, 권력 집중/공고화 단계, 독재 통치 단계, 완전한 독재 단계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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