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문트 바우만 행복해질 권리 - 세기의 지성이 불안한 현대인에게 건네는 철학적 조언 아포리아 7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김수진 옮김, 노명우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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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기의 지성은 결국 구조적 비판보다 실존적 미학에 올인했다. '삶은 예술작품이다', 그것이 실존 미학의 첫째 모토다.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도 노년에 이르자 소크라테스와 푸코가 천착했던 윤리적 실천에 주목한다. 가령 에우다이모니아(좋은 삶)와 자기배려와 같은 윤리적 주체론과 실존 미학이 그것이다.

바우만은 《행복해질 권리》(21세기북스, 2025)에서 모든 것이 가격표로 매겨지는 소비지상의 사회에서 불안과 불만족의 늪에 빠진 불쌍한 현대인들에게 '우리 모두는 우리 삶의 예술가'라는 실존 미학의 오랜 명제를 강하게 복기시켜준다. 미셸 푸코의 주장대로, 우리의 정체성은 예술 작품이 창작되는 것처럼 창작돼야 한다. 이처럼 우리 인생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바라보는 미적인 태도야말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지키며 좋은 삶으로 나아가는 확고한 나침반 구실을 한다. 소비사회가 강요하는 무분별한 소비와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가장 확실한 방도가 바로 실존 미학적 태도, 삶의 예술가적 태도다.

실존 미학의 계보는 소크라테스에서 출발해 니체와 사르트르를 거쳐 푸코에게로 이어진다. 실존 미학이란 진리에 대한 지속적 관심 속에서 자기에 대해서나 타인에 대한 그리고 사물에 대한 자신의 관계를, 자기 삶의 양식을 만들어가고 고안해내는 것이다. 실존 미학의 이상은 '삶의 예술', 즉 '자기 자신 되기'의 예술이며, 우리의 자아상과 일치하도록 자기 행동과 태도를 절제와 연마의 실존적 기술을 통해 윤리적 주체로 변형시켜가는 것이다. 그래서 실존미학은 자기결정과 자기주장이라는 개념과 떼래야 뗄 수 없다. 푸코식으로 말한다면, 자기결정적인 삶이란 자기배려의 삶, 자기돌봄과 자기수련의 규칙으로 구성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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