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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퀸 - 테일러 스위프트 평전
롭 셰필드 지음, 김문주 옮김 / 영림카디널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컨트리 가수는 케니 로저스와 주얼(Jewel)이다. 케니 로저스의 노래 가운데 최애곡은 〈She Believes In Me〉이고, 주얼의 최애곡은 〈Foolish Games〉이다. 컨트리 음악에 대한 내 사랑은 같은 X세대인 주얼의 선에서 그대로 멈춰진 상태다. 그런데 이 명단에 테일러 스위프트란 거물을 끼워 넣자니 좀 아니다 싶다. 열여섯이란 어린 나이에 컨트리 가수로 입문했다지만 삽십대인 지금은 팝 음악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세계적인 스타이기 때문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테일러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한 명의 아티스트를 넘어 미국 경제를 뒤흔드는 대중문화 거물이다. 비틀스를 꺾고 빌보드 앨범 차트 역사에서 가장 오래 1위에 머문 가수, 빌보드 아티스트 100에서 가장 오랜 기간 1위를 차지한 가수, 빌보드 핫 100에서 한 앨범 수록곡으로 톱 10을 모두 차지한 최초의 아티스트,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네 번 수상한 최초의 가수 등 화려한 성적을 자랑한다.
음악 저널리스트이자 대중음악평론가인 롭 셰필드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마이클 잭슨이나 비틀스 이래로 팝 음악계에서 가장 거대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주역"이라고 극찬하며 문화 아이콘으로서의 테일러와 그녀의 음악 세계를 소개한다. 저자는 〈Our Song〉이란 곡으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열혈팬이 되었는데 최애곡은 〈All to Well〉이란다.
"테일러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이자 작곡가, 고뇌하는 시인, 관심병자, 협상가, 목소리 큰 코러스 그리고 작품집 가운데 하나라고 심사위원들을 설득할 시간이 5분 주어진다면 꼭 들려줘야 할 곡이 바로 'All to Well'이다."(78쪽)
싱어송라이터 테일러는 자신의 연애담을 명곡으로 승화시키는 고수다. 2012년 발표한 〈All to Well〉은 연인과의 순수했던 사랑과 이별을 담은 노래로, 배우 매기 질렌할의 동생이자 배우인 제이크 질렌할과 3개월 동안 연인 관계로 지냈던 사소한 에피소드가 잘 녹아있다. 당신 누나 집에 두고 온 목도리를 당신이 아직도 버리지 않았다는 가사 때문에 해프닝이 벌어진 적이 있다. 동명의 단편 영화도 있는데, 〈올 투 웰〉은 위대한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로부터 시작된다.
그동안 테일러의 음악 세계에 무심했는데, 이번에 맹렬히 들어봤다. 팔색조와 같은 테일러의 매력과 재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Cruel Summer〉, 〈The Way I Loved You〉, 〈Anti-Hero〉가 좋았다. 테일러는 여러모로 국내 가수 아이유와 비교되곤 한다. 정치적인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민주 시민의 용기도 통하는 것 같다. 테일러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공개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의 비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