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도 행복해지는 연습
엔젤레스 에리언 지음, 이순미 옮김 / 드림셀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바야흐로 초고령 사회다. 국내 여성의 평균수명이 구십 세를 넘어섰다고 한다. 뭐, 남 얘기할 게 아니다. 외할머니의 백세인생이 바로 코앞이니 말이다. 나 또한 인생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노화와 만성질환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암, 심장병, 치매, 당뇨 같은 질환 말이다. 특히 심혈관계 질병은 가족력이 있어서 조심하고 있다. 덕분에 운동, 영양, 수면, 정서 건강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건강 이슈 말고도 따져보아야 할 게 있다. 가령 의미 있는 노년이나 영적인 성장 같은 정신적 측면이다. 만약 영혼의 통합과 변화 그리고 창조에 관심이 있다면, 의미 있는 위대한 열망의 삶에 관심이 있다면, 문화인류학자이자 심리학자 안젤레스 에리엔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저자는 인생 후반기의 통과의례와 여덟 개의 상징적인 문에 대한 신비를 들려준다. 여덟 개의 문은 은의 문, 하얀 말뚝의 문, 점토의 문, 흑백의 문, 전원의 문, 뼈의 문, 자연의 문, 금의 문이다. 이 문들은 "인생의 후반기 삶에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통로"들이다. 전통의 영적 지혜에 따르면, 여덟 개의 문마다 나름의 과제, 도전, 선물, 성찰, 실천이 따라붙는다. 성숙하고 지혜로운 '참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문에서 주어진 개인과제와 집단 과제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은의 문'은 인생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권하고, '하얀 말뚝의 문'은 젊은 시절 자신의 역할을 뒤돌아보고 연장자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배우도록 합니다. '점토의 문'은 육체의 한계를 인정하고 우리의 몸을 돌보고 즐길 것을 강조합니다. '흑백의 문'에서는 보다 친근하고 성숙한 방식으로 관계를 발전시키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전원의 문'은 창의력을 발휘해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고 사회에 이바지하며 오래 남을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다독입니다. '뼈의 문'에서 우리는 세상 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용기를 갖게 됩니다. '자연의 문'에서는 자연의 고요 속에서 우리의 영혼을 채우며 성찰의 시간을 갖습니다. '금의 문'에 도달하면 적극적으로 초연해지는 훈련을 함으로써 이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게 됩니다."(19, 20쪽)

여덟 개의 문 모두 인생의 후반기에 존엄과 품위, 진정한 권위를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한 상징적인 여정이 아닐 수 없다. 각각의 문턱과 문은 새로운 삶과 경험 또는 새로운 정체성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문턱이 "변화나 학습, 통합이 일어나는 시간과 장소"를 시사한다면, 문은 문턱에서의 작업을 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검증과 문의 안과 밖을 지켜내는 장치를 의미한다.

계절에 비유하면 내 인생은 가을 문턱을 지나고 있다. 가을이 수확과 결실의 계절인 만큼, 내 안의 본질적인 부분을 보다 충실하게 다지기 위한 과정이 요구된다. 앞서 언급한 여덟 개의 문은 영적인 성숙의 마디에 해당하는데, 내가 현재 넘어서야 할 문턱과 문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정리의 여정에 해당하는 하얀 말뚝의 문일까. 여기선 삶의 가치와 정체성이 행위에서 존재로, 준비에서 수확으로, 획득에서 상속으로, 야망에서 의미로, '나'에서 '우리'로 옮겨간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