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 경영자의 조건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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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모르면 불편하지만 일단 알고 나면 매우 편리한 생활의 지혜 가운데 '삼의 원리'가 있다. 올림픽 시합의 금·은·동 메달 순위처럼, 뭐든지 하여간 세 가지로 귀결하면 편해지는 원리다. 특히 '삼의 원리'는 아이디어 구상이나 문제 해결 발상에 효과적이라고 소문이 났다. 독서 메모나 자료 정리를 할 때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각각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삼색 볼펜을 이용하는 것도 삼의 원리에 기반하고, 글쓰기 얼개를 잡을 때 세 가지 아이디어를 키워드로 삼아 써내려가는 것도 그러하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토 다카시는 '삼의 원리'의 열혈 신도이면서 충실한 전도사다. 대표작 《일류의 조건》에서도 숙달에 이르기 위한 근본적인 힘으로 '훔치는 힘, 요약하는 힘, 추진하는 힘' 세 가지를 강조한 바 있다. 어떤 분야든 일류가 되려면 '삼의 원리'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후속작 《일류 경영자의 조건》에선 삼의 원리에서 벗어났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일류 경영자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조건을 언급하고 있는데, '각색하고 응용하는 힘, 이미지화하는 힘, 낭비를 없애는 힘, 매뉴얼을 훔치는 힘, 여백을 만드는 힘'이다. 어허, 스스로 아주 쓸모있는 삼의 원리를 위반하고 있다. 그래서그런지 전반적인 글의 긴장감이 늘어진다는 약점이 보인다.

저자는 일류 경영자를 만드는 다섯 가지 조건의 실제 사례로 다수의 텍스트를 참조한다. 가령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저서 《연전연패》, 호텔 경영의 신 구보야마 데쓰오의 《프로젝트 호텔》,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의 생산 시스템을 다룬 《도요타식 개선력》,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큰 인기를 누린 매거진하우스의 취향 잡지 <뽀빠이>의 편집 과정을 소개한 《증언구성-뽀빠이의 시대》, 스티븐 킹의 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아폴로 13호 무사 귀환 일화를 다룬 《아폴로 13호, 기적의 생환》, 일본 철도 시스템과 열차 운행표의 특성, 기관사의 일화를 소개한 《정시 출발》 등이다.

저자는 각색하고 응용하는 힘을 예시하기 위해서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안도 다다오는 일본 도시 오사카의 교외에 빛의 교회를 세웠는데, 이는 스위스 출신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롱샹성당을 각색하고 응용한 결과다. 낭비를 없애는 힘을 예시하기 위한 사례로 도요타식 생산 공정과 개선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고, 매뉴얼을 훔치는 힘을 설명하기 위해 일본에서 '호텔 경영의 신'으로 통하는 구보야마 데쓰오가 맥도날드 매뉴얼을 훔치고 싶어한 사례를 소개한다. 그리고 여백을 만드는 힘을 예시하는 케이스로 잡지 《뽀빠이》 편집진의 경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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