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황금을 찾아 떠나는 대만차 기행
이은주 지음 / 마이티북스(15번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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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여름에는 녹차, 겨울에는 홍차가 제격이다. 나는 대만차를 좋아한다. 30년 동안 마셨다. 여름에는 문산 포종차, 겨울에는 목책 철관음과 동정 오룡차를 주로 마셨다. 내가 제일 처음 접한 대만차는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동방미인차다. 아마도 대다수 한국인들이 동방미인이나 아리산 우롱차를 입문 대만차로 삼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는 아리산 고산 우롱차를 마신다. 면세전매 제품이다. 나는 물 온도를 언제나 85도에 맞춰 사용한다. 동방미인이나 포종차는 콜드블루 방식도 가능하다.

대만차와 찻집을 즐기지만 차의 산지를 직접 방문한 적은 없다. 내가 다다티하우스 대표인 산우 이은주의 《녹색 황금을 찾아 떠나는 대만차 기행》(마이티북스, 2025)을 손에 잡은 것도 바로 대만차의 주요 생산지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섯 차례나 그런 산지를 방문했다고 한다.

동방미인의 고장은 신죽현이다. 저자는 유흥차업문화관, 녹소선다원, 아미다장 세 곳을 소개하고, 아울러 도자기 장인으로 유명한 대죽계 선생의 혼이 깃든 당성도예까지 알려준다. 대죽계 선생의 찻그릇은 난초와 대나무를 새겨넣은 작품이 많다고 한다.

고산차의 고장은 아리산이다. 농가가 운영하는 차 공장 '복수산순운차원'에서는 채엽부터 제다까지 이루어진다. 차밭 투어와 차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연중 오픈하고 있다. 대만 고산차의 양대 산맥은 리산과 대우령이다. 대우령차는 매년 두 차례만 생산이 이루어지는데, 대략 춘차는 6월초, 동차는 10월 중순이다. 대만 고산차는 청량감과 회감(돌아오는 단맛)으로 유명하다. 한편, 목책 철관음의 고장은 목책, 즉 무자다. 개인적으로 마오콩에 자주 오른 적이 있어 문산 포종과 함께 개인적으로 가장 친숙한 차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차는 선한 사람을 닮았다. 차를 만들고 마시는 다인은 선인이기도 하다. 대만차의 명장은 차에 대한 진지한 철학과 더불어 소박한 생활의 기품이 있다. 저자는 진미다원의 여례진 대사와 충이다장의 장지견 대사를 한국의 다인들에게 소개한다. '진미'는 궁극의 맛을 의미하는데, "좋은 생태와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정신만이 양질의 차를 만들 수 있다"고 여례진 대사는 강조한다. '충이'는 차밭의 아름다움을 동정호의 아름다운 풍광에 빗댄 것이다. 당나라 시인 이백이 동정호 악양루를 거닐 때 '충이(蟲二)'라는 싯구를 썼는데 '풍월무변'(끝없이 아름다운 경치)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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