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함이 인격이다 - 임상심리전문가 김선희가 전하는 다정함의 심리학
김선희 지음 / 나무생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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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런 말이 있다. "수많은 신, 수많은 믿음, 수많은 길들이 있지만, 이 슬픈 세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친절을 베푸는 기술이다." 그렇다. 요즘 시국이 좀 어지러운가. 세상이 온통 미쳐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야만적인 정치적 선동의 꾸리함에 절로 인상이 구겨진다. 왕당파의 광기와 음모론, 천박한 폭언이 정신과 감정을 사납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친절을 베푸는 기술이 절실해진다. 세상과 타인을 보다 긍정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적절한 매너와 친절한 태도, 다정한 마음이 중요해진다.

임상심리전문가 김선희는 '다정함이 인격이다'라고 단언한다. 사람으로서의 품격이 '인격'이라면, 성숙한 인격의 바로미터가 친절함과 다정함이라는 얘기다. 다정한 마음으로 다정히 말하는 인간, 그런 인간과 인간이 더불어 다정한 세계를 만든다. 여기서 저자는 외부와 내부 양방향의 다정함을 강조한다. 밖으로 타인의 연약함과 취약성을 끌어안는 다정함과 안으로 자기자신의 연약함과 취약성을 수용하는 다정함이다. 먼저 자기를 아끼고 보살필 줄 알아야 남도 아끼고 돌볼 수 있는 법. "타인에게도 나에게도 무해할 것", 그것이 우리 인간이 마땅히 가져야 할 인격의 기본이다. 만약 자신의 취약성과 아픔을 돌보는 내면의 힘이 부족하거나 서툴다면, "소모적 행동, 탐닉 행동, 중독, 광신, 마니아적 행동" 등에 빠져들기 쉽다.

건강한 대인관계는 "협력과 진심 어린 참여 그리고 건강한 상호 헌신"을 필요로 한다. 한쪽의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희생은 내면의 불안이나 죄의식에서 기인한 자기학대일 뿐이다. 부부 관계와 가족 관계도 예외는 아니다. 친밀 여부를 막론하고 인간관계는 모두 시의적절한 주고받음과 "관심과 민감성, 관찰과 조율 그리고 자주성과 독립을 토대로 풍성해진다." 특히 부부나 가족은 희생을 빌미로 상대를 비난하고 원망(책임전가)하기 쉬운데, 이는 벌써 관계가 왜곡되고 망가졌다는 신호다. 원망은 원망을 낳고, 누적된 적대감은 무한반복되는 퇴행적 싸움으로 이어진다.

"사소한 자극에도 발끈하며 비합리적인 감정 반응이 나타나고, 시작하자마자 가속화되며, 대치와 반목으로 분열과 양극화가 일어나고, 적대감을 보이다 무기력감으로 마무리되는 싸움을 퇴행적 싸움이라고 한다."(113, 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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