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위대한 장 (700만 부 기념 개정증보판) - 장에서 시작하는 건강 혁명
줄리아 엔더스 지음, 질 엔더스 그림,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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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건강 혁명은 장에서 시작한다. 무병 백세의 기초가 건강한 장이다. 대학 엠티를 갔을 때 '아침 쾌변'을 무척 강조한 선배가 계셨는데, 그땐 그냥 상식적인 얘기라 가볍게 흘려들었지만, 장이 뇌만큼 똑똑한 기관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정말 슬기로운 인생 조언이었다고 생각한다.

독일 의학자 줄리아 엔더스는 우리 몸의 소화기 계통에 관한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에 따르면, 장을 건강하게 하면 뇌도 활기차게 움직인다. 장은 몸에서 뇌 다음으로 신경 체계가 발달한 곳이며, 20여 종의 호르몬을 생산하고, 면역 체계의 80퍼센트를 관할하는 우리 몸의 건강 감시국이다.

장은 몸의 중앙 가장 번잡한 곳에서 뇌와 소통한다. 입부터 식도, 위, 소장, 대장에 이르는 소화와 배설의 여정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음식을 분석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호르몬을 호기심 있게 살피고, 피를 잡아두고, 면역 세포의 안부를 묻고, 장 박테리아의 숙덕거림을 의심스럽게 엿듣는 여정이기도 하다. 장의 신경 시스템을 특별히 '장뇌'라고 부르는 이유다.

장뇌를 논외로 제끼면서 뇌과학과 뇌지도에만 신경이 쏠린 행복 연구나 감정 연구는 뭔가 역부족이다. 가령 우울증 치료의 상황을 떠올려보라. 우울증 치료는 정복되지 못했는데, 이는 장뇌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는 말이 있는데, '장'이 나쁘거나 망가지면 '마음'도 그만큼 나쁘거나 망가지게 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생각하는 행위의 근본은 뇌에 있고, 느끼는 행위의 근본은 장에 있다. 장은 뇌에게 몸에서 일어난 일들을 들려주며, 우리의 감정, 기억, 행동, 면역, 건강 상태를 좌지우지한다.

단언컨대, 백세 건강은 장 미생물과 박테리아가 결정한다. 코로나에 걸렸어도 무증상이었던 이들이 장수 체질인 것은 이들의 장 미생물과 박테리아가 무척 건강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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