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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힘 - 나를 바꾸는 5분의 기적
틱낫한 지음, 위소영 옮김 / 소수 / 2025년 1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시국이 매우 어수선하다. 국내 정치와 경제가 난장판 수준이다. 불안과 갈등을 조장하고 대립과 분열을 재생산하는 가짜뉴스와 악의적인 거짓말이 판을 친다. 이런 마당에 교양 있는 시민이라도 냉정함과 침착함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명상과 마음챙김이 비상약이 된 시국이랄까, 아님 상비약이 된 시국이랄까. 그러던 차에 베트남 출신의 선불교 마스터 틱낫한이 소개하는 마음챙김의 글을 접했다. 스님은 《고요의 힘》(소수, 2025)에서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자기 내면에서 종일 거친 잡음을 일으키는 시끄러운 방송을 끄고 고요와 평온의 시공간을 확보할 것을 강조한다.
상상력과 창조력은 고요함과 단순함에서 나오지 소란스러움과 복잡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미국 작가 리처드 칼슨은 이렇게 말했다. "마음의 평정이 가져다주는 가장 흥미로운 한 가지 측면은 이전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의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고요함 덕분에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마음을 평정시키고 나서 나는 더 정직해지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음챙김은 마음속 소음과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게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불교 보살로 관세음보살이 있다. '관세음'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깊이, 온 마음을 기울여 듣는다"는 의미다. 틱낫한 스님은 우리가 마음챙김 수행을 통해 내면의 고요함을 만날 수 있다면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섯 가지 소리란 삶의 경이로움이 부르는 소리(자연으로부터 오는 아름답고 훌륭한 소리), 세상을 관찰하는 자의 소리(고요의 소리), 브라마의 소리('옴'이라는 초월적 소리), 밀물의 소리(부처님의 목소리), 세상의 모든 소리를 초월한 소리(무상의 소리)다.
우리가 소비하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먹는 것, 보는 것, 듣는 것, 입는 것, 이 모든 게 다 내 정체성의 일부를 형성한다. 불가에선 네 가지 종류의 음식을 구분한다. 입으로 먹는 음식(단식), 안이비설신의 여섯 감각 기관으로 받아들이는 음식(촉식), 마음의 의도로 먹는 음식(의사식), 개인적인 의식과 집단적인 의식(식식)이 그러하다. 내면의 공허함, 고립감, 슬픔, 초초함 같은 부정적인 생각도 우리가 먹는 음식에 해당한다. 이런 것들이 일용할 양식이 되어선 곤란하고 위태롭다. 알아차림 명상을 통해 독소로 가득한 소음과 의식을 거르고 미소, 연민, 자비, 사랑, 친절, 용기 등을 일용할 양식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