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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크라이시스 - 돌아온 트럼프, 위기의 중국
오세균 지음 / 파라북스 / 2025년 1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중 패권 다툼 와중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보수 진영의 반중친미 노선도,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진보 진영의 눈치 외교도,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들지 않아야 한다는 상아탑 일각의 자주 노선도 한결같이 '하오나'를 부르는 답답한 상황이다.
2013년 시진핑 시대는 낙관론이 주류였다. 중화경제권의 부흥과 더불어 미중 패권 경쟁의 우승 후보자로 중국을 점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슈퍼 차이나', '팍스 시니카', 'G2', '대국굴기'와 같은 말들이 국제질서 담론의 유행어가 되었다. 허나,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다. 십년 후 평판의 저울추가 완전히 반대로 기울었다. 2023년 시진핑 시대는 비관론이 대세다. '시황제', '제2의 모택동', '디지털 독재', '전랑외교' 등의 험한 말들이 멤돈다. 글로벌 패권 경쟁의 최후 승자는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일 거라는 것이 요즘 국제 문제 전문가들의 통견이다. 내가 보기에, 시진핑 주석이 청말민초 위안스카이의 나락을 답습하진 않을까 우려된다.
중국 현지의 속살을 파고드는 기자 출신의 중국 전문가 오세균은 '중국몽', '일대일로(OBOR)', '공동부유' 같은 시진핑 체제의 달콤한 정책 비전 밑에 깔린 참혹한 실상들을 두루 지적한다. 가령 당 지도부의 부패와 무능, 부의 불평등, 심각한 경기 침체, 신냉전 초래, 위구르 탄압과 소수민족 억압, 소셜 미디어 검열 등이 그러하다.
가장 급한 불은 언제나 이미 경제 이슈다. 내수 부진, 부동산 침체, 지방정부 부채 위기, 외자 이탈, 취업난, 실업률의 급등 등 거의 폭망 수준이다. 다음은 국제 정세에서 미중 갈등의 고조다. '중국몽'과 '미국 우선주의'의 노골적인 격돌이랄까. 시진핑 체제의 주요 의제인 중국몽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선전하는데, 중국몽의 핵심 목표는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 소강 사회'를 실현하고, 신중국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대동 사회'를 건설하는 두 개의 100년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이들의 강경한 대중 대결 노선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위시한 시진핑 체제의 글로벌 패권 전략의 최대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