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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이정모 선생님이 과학에서 길어 올린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이정모 지음 / 오도스(odos) / 2024년 11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다." 국립과학관 관장 출신의 작가 이정모는 '과학문해력'이란 용어로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태도를 재정의한다. 여기서 과학문해력은 과학에 대한 이해력이나 과학을 활용하는 능력이 아니다. 오히려 "과학적인 태도, 과학적인 사고방식 또는 과학적인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바로 과학문해력이다.
과학에 종사하는 전문가든 과학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이든 누구나 과학문해력이 필요하다. 특히 바깥은 기후위기 이슈로, 내부는 인공지능 이슈로 뜨거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문해력은 멸종을 피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해결책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과학지식의 양만을 놓고 본다면, 작금의 초등학생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이나 상대성이론의 제창자인 아인슈타인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다. 초등학생도 DNA의 이중나사구조나 블랙홀의 존재를 안다. 하지만 과학적 사고방식이나 과학적인 태도를 놓고 본다면, 21세기 지식인들도 오히려 예전의 교양인들보다 훨씬 못해 보인다. 서울대 물리학과 박사 출신이라고 해도 만유인력을 발견한 당시 23살의 아이작 뉴턴이 지녔던 과학적 태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할까.
과학문해력 수준이 영 예전같지 않다. 연말의 비상계엄이라는 험악한 뉴스도 위정자의 빈곤한 과학문해력 수준을 말해준다.
과학적인 태도는 머리와 가슴, 냉정과 온정의 조화를 추구한다. 과학이 추구하는 냉철한 이성과 합리성은 세상과 타자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미신적 사고를 걸러주는 투명한 거름망 역할을 한다. 불확실한 세상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합리성과 타당성 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시선은 인간성과 인간적인 조건, 그리고 역사적 진보에 대한 낙관적인 신념을 기본으로 하는 온기까지 간직하고 있다. 그것을 생명애 혹은 인류애라고 부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