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그래픽 노블 : 변화의 바람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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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화 〈남한산성〉을 봤을 때 머리로는 화친을 주장하는 주화파를 지지했지만, 내심 끝까지 곁에 서고 싶었던 건 결사항전을 외친 주전파 편이었다. 첨예한 갈등 상황에서 내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일이 또 발생했다. 이번엔 《전사들 그래픽 노블: 변화의 바람》(가람어린이, 2024)에서였다. 머리로는 평화 모드를 중시하는 지도자의 이념을 지지하면서도, 가슴으로는 타종족에 대한 의심과 방비를 끝까지 견지하다 몰락의 길을 걷는 부지도자의 비극에 더 눈길이 갔다.

고양이 종족들이 기계를 앞세운 두발쟁이의 침입으로 정든 보금자리던 숲을 떠나 구약의 '출애급' 수준에 해당하는 장거리 이주를 감행한다. 종족들끼리 새로이 영역과 보금자리를 정하는데, 바람족 지도자 톨스타는 타부족간의 화해와 연대를 강조하지만, 부지도자인 머드클로는 자국우선주의에 충실한 전사로, 한시도 타종족에 대한 불신과 경계를 놓을 수 없었다.

바람족 부지도자 머드클로는 비극적인 영웅 캐릭터다. 주전파라 할 수 있는 머드클로는 차기 지도자 자리를 확신하며 앞으로 바람족을 어찌 이끌지 나름의 비전을 구상하지만, 뜻밖에도 톨스타는 죽기 직전에 주화파에 해당하는 윈위스커를 차기 지도자로 지명한다. 새로운 바람족 지도자 윈위스커는 머드클로가 부지도자로 남아 자신을 도와줄 것을 요청하지만, 큰 충격을 받은 머드클로는 이 모든 게 천둥족과 꿍꿍이한 정치적 음모와 공작의 결과로 생각해 거절하고 만다. 이내 바람족의 내분이 일어난다.


남을 지나치게 의심하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고 판단력이 흐려지는 법이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영웅주의에 빠진 머드클로는 또다른 음모와 공작에 휘말리다 끝내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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