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내공 고전 수업 - 1등 스타강사가 직접 고른 동양고전 필독서 50 최고의 안목 시리즈 2
데라시 다카노리 지음, 오정화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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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읽으면 영혼이 맑아진다. 특히 동양고전은 정기신을 보살피는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명약이다. 다만 동양고전은 일단 '한자'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한자의 장벽을 넘어서면, 아름답고 찬란한 인식의 지평선이 무한히 펼쳐진다. 일본의 입시학원 스타강사 데라시 다카노리가 동양고전 필독서를 무려 50권이나 소개하고 있는 단행본을 만났다. 잠시 서핑하는 기분으로 살펴보니, 사서(대학, 중용, 논어, 맹자), 오경(주역, 서경, 시경, 예기, 춘추), 제자백가, 좌국사한(좌전, 국어, 사기, 한서), 문선, 당시선, 사대 기서(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 등 아름드리나무 같은 뛰어난 고전들을 두루 소개하고 있다. 저자 약력을 보니, 한문, 세계사, 소논문을 전문으로 다룬다고 한다.

최근 베스트셀러 추세를 보니, 인문서가는 살기 힘든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다룬 책들이 대세다. 가령 쇼펜하우어의 인생론과 니체의 사상을 다룬 잠언집이 인기다. 동양고전에도 바로 그런 독서 열풍을 선도한 주옥 같은 책이 있다. 바로 홍자성의 『채근담』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다. 가령 기업가 마쓰시타 고노스케, 소설가 요시카와 에이지, 야구선수 노무라 가쓰야 등이 즐겨 찾는 책으로 꼽을 정도다. 책 제목은 『소학』을 지은 왕신민의 '인상능교채근, 즉 백사가성'이라는 말에서 따왔다. "사람이 채소의 뿌리를 음미하고 또 음미한다면, 그 앞에 풍미 깊은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세상의 모든 일을 다 이룰 수 있다)"라는 메시지다.

세상을 대하는 삶의 방식을 적극적인 '처세 모드'와 소극적인 '출세 모드'로 나눈다면, 『채근담』은 세상에 나아가 뭔가 이루려는 처세 모드에 비중을 둔 잠언집이다. 잠언 내용은 유학을 바탕으로 하는데, 노장사상과 불교 선종의 영향도 짙게 배어 있다. 전편은 현실세계에서 남과 부대끼며 겪는 문제, 즉 청장년 인생에 초점을 맞추고, 후편은 은퇴하여 한가롭게 인생을 관조하는 노년의 인생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인용한다.

"완전한 명성과 아름다운 절개는 혼자서 독차지하지 말라.

조금은 남에게도 나눠줘야만 해를 당하지 않고 몸을 보존할 수 있다.

욕된 행실과 더러운 이름을 남에게만 돌리지 말라.

조금은 끌어다 자기에게 돌려야만 자신의 빛을 감추고 덕을 쌓을 수 있다.<전편 19>"(82쪽)

한편, 내가 『채근담』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다음과 같다.

"책을 읽고도 성현을 보지 못하면 글씨나 베끼는 품팔이꾼이고

관직에 있으면서 백성을 사랑하지 않으면 관복 입은 도적이다.

학문에 종사하면서 실천하지 않으면 구두선이고

사업을 일구면서 덕을 심지 않으면 눈앞에 어른거리는 헛꽃이다."

인생론과 경세훈에 해당하는 처세와 출세의 문제를 다뤘으니, 이젠 유교적 수양의 기본인 '수기치인'에 눈을 돌려보자. 수기치인은 자기를 갈고닦아 사람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배움과 학문의 목적이기도 하다.

저자는 동양고전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책으로 『대학』을 꼽는다. 이는 남송 유학자 주희의 견해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격물(사물의 도리를 다하고), 치지(자신의 지식에 지극해지고), 성의(진심으로 대하고), 정심(마음을 바르게 하고), 수신(몸의 행실을 훌륭히 하고), 제가(먼저 자신의 가정을 다스리고), 치국(한 나라를 다스리며), 평천하(천하 만민의 명덕을 밝힌다)의 '팔조목'은 수기치인의 길을 매우 깔끔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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