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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성공하는 스토리 완벽 공식 -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 양성 학교에서 배우는 이야기 작법
아라이 가즈키 지음, 윤은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8월
평점 :
'일본 시나리오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이가 있다. 바로 아라이 하지메다. 하지메는 일본 최대 영화 그룹 도호에서 영화 시나리오 300여 편, 라디오 및 TV 드라마의 각본 2,000여 편을 집필한 전설적인 각본가로, 1970년에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 양성 학교인 시나리오 센터를 설립했다. 시나리오 센터는 일본 내 드라마 작가의 70퍼센트, 공모전 수상자의 90퍼센트를 배출한 각본가 전문 교육기관이다.
현재 시나리오 센터의 부사장은 하지메의 손자인 아라이 가즈키가 맡고 있다. 아라이 가즈키의 《반드시 성공하는 스토리 완벽 공식》(세종서적, 2024)은 시나리오 센터의 창작 교육 노하우를 간결하게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는 형식과 내용으로 나뉜다. 저자는 내용과 관련된 '무엇을 쓸 것인가'를 작가의 재능과 개성의 차원으로, 형식과 관련된 '어떻게 쓸 것인가'를 표현 기술의 영역으로 간주한다. 결국, 재미있는 이야기는 재능과 개성, 그리고 기술의 합작품인 셈이다. 이 책은 주로 표현 기술의 차원에서 재미있는 시나리오나 소설 혹은 만화 스토리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창작 공식을 알려주는데, 이를 특별히 '창작의 지도'라고 부르며 강조한다.
이야기는 '스토리'와 '드라마'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요리에 빗대면, 스토리가 그릇이고, 드라마가 음식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드라마를 그려내야만 한다. 저자에 따르면, 재미없는 이야기는 대개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원인이 있다. 아이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뚜렷하지 않다, 주인공의 액션ㆍ리액션이 식상하다, 주인공이 목적을 향해 가고 있지 않다, 주인공이 위기를 겪지 않는다, 발생하는 위기가 단조롭거나 극단적이다, 클라이맥스에서 긴장감이 없다.
시나리오 센터의 핵심 노하우인 '창작의 지도'는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이야기의 세계관을 설정하는 가장 크고 추상적인 단계, 등장인물을 설정하고 이야기 전체의 구성을 짜는 중간 단계, 독자나 관객이 직접 접하는 장면을 그려내는 구체적인 단계다.
"아이디어를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 순서로 대·중·소로 표현한다면, 세계관을 설정하는 첫 번째 단계는 이야기의 윤곽에 해당하므로 ‘대’에 해당합니다. 가장 추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을 설정하고 구성을 짜는 두 번째 단계는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야 하므로 ‘중’에 해당합니다. 장면을 그려내는 셋째 단계는 이야기의 모든 장면을 생각해야 하므로 ‘소’에 해당합니다. 가장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야 하는 단계입니다."(65쪽)
이야기의 설정은 테마, 모티프, 소재 순으로 점점 구체화된다. 가령 테마가 '우정은 소중하다'라면, 모티프는 그 가능의 수가 무한한데, '전국 우승을 목표로 하는 야구팀'일 수도 있고, '해적왕을 목표로 하는 해적단'일수도, '흑인과 백인이 함께하는 밴드'일 수도 있다. 모티프를 더욱 구체화하는 소재는 천(시대와 정세), 지(장소 및 지역), 인(등장인물) 세 요소로 구성된다. 앞서 언급한 야구팀이 모티프일 경우, 천(2019년), 지(도쿄), 인(야구를 해 본 적이 없는 불량학생)이 될 수도 있고, 천(1943년), 지(오키나와), 인(야구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의 고등학생)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