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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안의 애착을 돌아보기로 했다
오카다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초록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사랑은 만병통치약이다. 반대로, 사랑의 부재는 만병의 근원이다. 일부 심리학자는 사랑을 종종 '애착'으로 번역해서, 불안정한 애착을 만병의 근원으로 간주한다. 애착은 인생 초기에 아이와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정서적 유대관계를 말한다. 양육자와의 애착이 안정되면 대인관계에서 원만한 사회성을 보이고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반면에 양육자와의 애착이 불안정하면, 대인관계나 감정조절에서 큰 문제를 겪게 된다. "오늘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애착장애 때문이다." 일본 정신과 전문의 오카다 다카시의 말이다. 그는 애착모델에 근거해 환자를 치료하는 애착장애 전문가다.
오카다 다카시는 신작 《나는 내 안의 애착을 돌아보기로 했다》(초록북스, 2024)에서 애착장애를 '죽음에 이르는 병'에 빗댄다. '죽음에 이르는 병'은 본래 실존주의 철학자 키르케고르가 '절망'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던 유명한 비유다. 그런데 저자가 보기에, 애착장애야말로 "생존을 어렵게 만들고, 고된 삶과 절망을 가져오며, 만성적으로 죽음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의미에서" 진정한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철학자 키르케고르와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 미스터리 문학의 원조 에드거 앨런 포를 애착장애에 시달린 대표적인 유명인의 예로 언급한다.
애착은 성격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토대이고, 개인의 심리 상태와 행동 전반을 지배한다. 그리고 애착은 사랑의 틀과 방식, 대인관계의 정상성 여부를 좌우한다. 성인의 경우, 애착의 유형은 크게 다음 네 가지다. 안정형, 불안형(집착형), 회피형(애착 경시형), 미해결형. 저자는 불안형의 예로 다자이 오사무를, 회피형의 예로 미시마 유키오를 콕 집어 언급한다.
불안정한 애착은 우울, 불안 장애, 긴장, 의존증, 섭식장애, 감정기복,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불륜, 이혼, 독신, 섹스리스, 가정폭력, 등교 거부, 은둔형 외톨이, 발달장애 등 수많은 정신적 문제들의 원인이 된다.
"사실 '경계성 인격장애', '섭식장애', '아동 기분장애', 'ADHD'는 불안정한 애착과 연관성이 깊을 뿐 아니라 어렸을 때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불안정한 애착을 보인 아이에게서 발병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 증명되었다."(45쪽)
일반적으로 신체적 학대와 심리적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심각한 애착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간단히 말해서, 애착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은 '안전기지'의 부재다. 안전기지란 주로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이 되어주는 안정된 애착의 기반 역할을 해주는 든든한 사람을 말하지만, 굳이 사람이 아닌 그런 심신 안정 효과를 지닌 일과 취미, 심지어 신념과 철학까지도 포함한다. 핵심은 애착을 안정시키는 안전기지가 되는 존재와의 관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