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철학 상식 사전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마이클 무어 지음, 이규리 옮김 / CRETA(크레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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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인간적인 삶을 인도하는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다. 그게 우리가 철학과 철학서를 가까이해야 할 필요충분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철학사를 빛낸 유명 철학자는 영혼의 일류 치료사이기도 하다. 로마 황제 출신의 스토아학파의 현자 아우렐리우스의 말대로, 철학은 우리 삶을 바르게 인도하는 길이다. 철학은 살아가는 힘의 근간이다.

철학자 마이클 무어의 《알아두면 쓸모 있는 철학 상식 사전》(크레타, 2024)은 철학의 50가지 핵심 개념을 살피고 있다. 일반적으로 철학 입문서는 인물, 사조, 주제, 개념별로 철학 세계의 지도를 그리기 마련인데,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인론(질료인, 운동인, 형상인, 목적인), 니체의 초인, 키르케고르의 삶의 방식 3단계(미학적인 삶, 윤리적인 삶, 종교적인 삶)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과 더불어, 제논의 역설, 소리테스(모래 더미) 역설, 뉴컴의 역설, 게티어 문제 같은 철학적 난제들까지 다루고 있다. 서양철학의 역설 파트는 함께 묶어서 정리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말하는 인간 삶의 목적 또는 '최고선'을 각각 에피쿠로스학파의 쾌락, 스토아학파의 덕, 페리파토스학파(아리스토텔레스주의)의 행복, 플라톤주의의 이데아, 피론주의(회의주의)의 평정(아타락시아)로 구분해 소개하고 있다. 얼핏 보기엔 교과서식 요약 같지만, 뒷장에서 각 학파의 핵심 사상에 대한 보다 상세한 설명이 다시 등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적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란 말을 남겼다. 독자들은 이 유명한 명제를 각 학파의 최고선을 활용해 살짝 변주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유명 철학자의 핵심 사상을 다루는 와중에 디테일은 좀 부족한 듯 싶다. 니체의 초인 사상을 예로 들어보자. 니체의 초인은 "자신의 비전과 가치를 통해 세계에 급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실제로 니체는 종종 초인의 예로 역사적 인물인 나폴레옹을 들었다. 저자는 초인 사상을 통해 '새로운 가치의 창조'라는 니체의 문제의식을 짚어준다. 또한 초인 사상과 관련된 다른 핵심 개념들도 언급하는데, '신의 죽음', '군중심리', '힘에의 의지' 세 용어가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상티망, 영겁회귀, 운명애, 노예도덕 등도 같이 다루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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