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액의 힘 - 씹을수록 뇌가 젊어지고, 비만·만성질환·암·치매를 예방하는
니시오카 하지메 지음, 이동희 옮김 / 전나무숲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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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치아는 오복의 하나였고 씹는 저작이 뇌력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내가 공복에 일부러 껌을 씹었던 이유다. 바야흐로 백세시대가 되니, 치아와 잇몸 건강의 소중함이 더욱 각별해진다. 장수국가로 유명한 일본의 치과의사회가 1987년부터 펼친 유명한 운동이 하나 있다. 바로 80세까지 20개의 치아를 남기자는 '8020운동'이다. 성인 기준으로 사랑니 네 개를 제외하면 영구치 개수는 28개다. 치과에서 필름에 찍힌 내 이빨을 세어본 적이 있는데 정확히 28개다.

어려서는 충치를 조심해야 하고, 커서는 잇몸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치아를 지키는 기본은 식후 칫솔질이고, 여기에 치실, 치간칫솔, 가글(잇몸질환 예방용)이 따라붙으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치아와 잇몸에 대한 관심에 비해 침(타액)에 대한 관심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알고보니 타액은 장수와 건강의 믿음직한 선봉장이었다.

방사선과 화학물질의 독성 연구 분야 전문가인 니시오카 하지메는 《타액의 힘》(전나무숲, 2024)에서 타액(침)의 독성 제거 능력을 소개하고 타액이 면역력을 높이고 질병 예방의 효과도 있다며 '꼭꼭 씹어먹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타액이 소화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발암물질, 활성산소, 환경호르몬의 독성을 줄여주어 우리 몸을 보호하는 놀라운 물질이라고 말이다. 타액은 입에서 분비되는 건강의 선봉장인 셈이다.

그런데 타액의 독성 제거 능력은 개인차가 있다. 연령, 스트레스, 피로나 과로 여부 등에 따라 독성 제거 능력에 차이를 보였다. 가령 유아나 고령자의 타액은 청년에 비해 독성 제거 능력이 약했다. 또한 타액의 독성 제거 능력은 가열하거나 산성이나 알칼리성으로 만들면 없어진다. 그건 타액의 독성 제거 메커니즘이 '효소'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액의 독성 제거 메커니즘의 주요 부분은 타액의 여러 성분들 가운데 페록시다아제와 같은 활성산소 제거효소에 의한 반응이다. 잘 알다시피, 활성산소는 동맥경화, 당뇨병, 심장병, 폐기종, 백내장 등 생활습관병의 주요 요인이고, 노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활성산소는 노화와 만병의 근원이고, 타액은 활성산소를 제거해 면역력을 높여준다. 또한 타액에는 젊어지는 파로틴이 들어 있어 노화를 늦추고 다시 젊어지게 하는 회춘효과가 있다.

음식을 잘 씹으면 건강해지고 젊어진다. 그래서 저자는 '한 입 30번 씹기' 전도사가 되었다. 말이 30번이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내 경우, 열 번 정도 씹으면 그냥 절로 넘어가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명한 대하소설 《대망》의 주인공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무려 한 입에 48번까지 씹었다고 한다. 그가 남긴 '건강 10훈' 첫 번째가 바로 '한 입에 48번 씹기'란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76세까지 장수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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