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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 - 일과 휴식편 ㅣ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주노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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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잇몸치료를 받고 있어 약을 먹고 있다. 아나프록스정, 종근당아목시실린캡, 알마겔정이 내가 먹는 약이다. 아나프록스정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여주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다. 그런데 혹시 진통제가 마음의 아픔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아는가. 미국 켄터키대 C. 네이선 디월 교수의 '진통제와 심리적 통증 감소 효과 실험'에 따르면, 신체적 통증에 효과를 발휘하는 진통제가 심리적 통증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단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그건 우리 뇌에서 신체적인 아픔과 심리적인 아픔을 처리하는 부위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실험에선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사용되었는데, 무언가 안 좋은 일로 인해 마음이 아플 때 타이레놀이 실제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내가 심리학 문헌을 계속 파고드는 이유는 '학습', '긍정', '성격', '범죄' 네 가지 분야에 대한 꾸준한 관심 때문이다. 끝자락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일본의 비즈니스 심리학의 권위자 나이토 요시히토는 행복한 기분일 때 생산성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는 점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의 일번타자로 내세운다.
영국 워릭대 앤드류 오즈월드 교수의 '행복한 기분과 생산성의 인과관계 실험'에 따르면, 직원들이 재미난 '코미디 영상'을 보거나 과일이나 초콜릿 등 맛있는 '디저트'를 먹은 후 업무 성과가 12퍼센트 정도 향상되었다고 한다. 즐겁고 행복한 기분은 학업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고보니 고3 수험생 때 수업 시간마다 사탕을 나눠 준 공업기술 선생님이 떠오른다. 잼이 들어간 포도 사탕이나 자두맛 사탕, 짙은 갈색 버터맛 캔디를 돌리곤 하셨는데, 수업 내내 기분이 달달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와 새삼스럽지만, 소확행이 무엇인지 아셨던, 사탕 하나로 학생들 기분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 줄 아셨던 자상한 분이셨다는 느낌이 든다.
비슷한 맥락에서, 아이를 자주 웃게 하면 저절로 공부에 재미를 붙인다는 흥미로운 실험도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심리학과의 앨런 카즈딘 교수의 '교사의 태도가 아이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학업이 뒤처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선생님이 웃으며 가르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지도하게 했더니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크게 향상되었다고 한다. 다정한 미소와 따뜻한 포옹이 열공 학생을 만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교육 현장에서 금과옥조처럼 신성시된다. 학생의 의욕과 자발성을 키우려면 채찍보다 당근이 더 낫다는 얘기다. 하지만 때때로 칭찬은 왠걸 고래를 맥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당근과 채찍의 방편보다도 그 고래가 어떤 수준의 고래인지가 중요하다. 칭찬에 춤추는 고래는 대개 초급자 수준이고, 칭찬에 오히려 맥빠지는 고래는 중급 이상의 실력자들이다. 중급 이상의 수준이라면 당근보다 채찍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