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사소한 결정조차 어려워할까 - 결정과 불안의 늪에 빠진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
티모시 콜필드 지음, 이시은 옮김 / 로크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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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커뮤니케이터 티모시 콜필드에 따르면, 의사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세 가지 역설적 요인이 있다. 지식 시대의 역설, 위험 감소의 역설, 완벽의 역설. 여기서 '역설' 대신에 '배반'이나 '배신'이란 표현을 써도 무방하다. '지식 시대의 역설'은 정보사회의 어두운 부작용을 강조한다. 가짜뉴스, 음모론, 대안적 사실, 소셜 미디어 증언 등 정보의 왜곡과 과장, 오인이 넘쳐나 막상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위험 감소의 역설'은 요즘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하고 건강하지만, 막상 대중들은 세상이 점점 디스토피아적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관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는 손해는 피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결정을 내리는 타고난 성향이 있다. 그래서 널리 알려진 위험을 종종 과대평가한다. 소비자본주의 시대의 대중미디어는 바로 이런 본능적인 성향을 끝없이 자극한다. 소비자의 불안과 두려움, 죄책감을 자극하는 공포 마케팅이 여전히 성행하는 이유다. 하지만 정작 실질적인 위험 수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진 않을 것이다.

한편, '완벽의 역설'은 어떤 측면에서든 자신을 계발하고 완벽해질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오히려 의사결정이 지체되고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자기계발산업은 완벽주의의 환상을 미끼로 내걸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부풀린다. 그 결과, 대중은 시간, 에너지, 돈 삼중의 손해를 보게 된다.

하루하루가 수많은 결정의 연속이지만, 기실 우리가 하루 동안 내리는 결정 중에 아주 중대하거나 치명적인 결정은 그리 많지 않다. 저자는 아침, 점심, 저녁 각 시간대별로 우리가 내리는 결정 가운데 비교적 현명한 결정과 피해야 할 나쁜 결정을 언급한다. 가령 아침에 양치질, 체중 재기, 속옷 입기, 볼일 보고 손 씻기 등은 현명한 결정이다. 반면에, 휴대폰 확인, 아이들 차로 등교시키기, 멀티태스킹 등은 불필요하거나 나쁜 결정이다. 점심 때의 감사 메모 적기나 낮잠, 저녁 때의 운동과 설거지, 수면처럼 매우 상식적인 내용과 더불어, 스탠딩 책상, 아침 식사, 치실처럼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결정들도 없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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