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 - 내 안의 나와 행복하게 사는 법
마거릿 폴 지음, 정은아 옮김 / 초록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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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자기돌봄의 시대다. 자기를 아끼고 존중할 줄 알아야 남을 아끼고 존중할 줄 알고, 자기를 보살피고 배려할 줄 알아야 남을 보살피고 배려할 줄 안다. 너무 당연한 기본 상식이랄까. 하지만 물질만능주의와 치열한 경쟁구도, 업적에 따른 위계서열 등으로 자기돌봄이나 자기연민에 무척 미숙한 어른들이 도처에 넘쳐난다. 머리만 겁나게 쓰고 정작 가슴은 시퍼렇게 멍든 이상한 헛똑똑이들은 결국 만성피로,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현대병의 환자 신세로 전락하곤 한다. 최악의 경우엔, 신문 사회면에 대서특필되는 범죄자가 되어 감방신세를 지기도 한다.

서구 심리치료에서 자기돌봄의 주제나 방법으로 각광받는 이론들 가운데 하나가 '내면아이 돌보기'이다. 내면아이 이론의 세계적 권위자인 심리치료사 마거릿 폴은 《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초록, 2024)에서 자기돌봄의 핵심이 바로 "내면아이와 성인자아의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이라고 강조한다. 여기서 내면아이는 '어린 시절의 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격 중에서 가장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감정 영역을 의인화한 것이다. 한편, 성인자아는 어린 시절의 부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격 안의 이성 영역을 의인화한 것이다. 뇌과학의 유명한 '좌뇌우뇌' 비유로 말하면, 내면아이는 감정과 경험, 느낌과 욕구를 지배하는 우뇌 이미지에 해당하고, 성인자아는 이성과 생각, 믿음을 지배하는 좌뇌 이미지에 해당한다.

역할극에 비유하면, 내면아이는 트라우마를 간직한 환자, 성인자아는 자상한 부모나 친절한 의사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기돌봄의 핵심은 내면아이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성인자아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의 바람직한 결과다. 마거릿 폴이 에리카 초피크 박사와 함께 개발한 심리치료법인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은 성인자아의 생각과 믿음을 내면아이가 갖는 본능적인 느낌과 서로 원만하게 연결하는 과정이다. 끊어진 성인자아와 내면자아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과정은 성인자아가 내 안의 상처받은 내면아이와 화해하고 사랑을 베풀기로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때 성인자아가 사랑을 표현하는 행동의 핵심은 '의도 이해하기'다. 이때 성인자아는 내면아이에게 아빠와 엄마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 만일 내면아이가 어린 시절의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갖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그 고통을 투사하며 이들이 마치 우리에게 상처주었던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고 반응한다.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저자는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을 위한 5단계 과정을 소개하는데, '내적 인식 갈등, 사랑을 베푸는 성인으로서 반응하기, 내면아이와 대화하기, 고차원적인 힘과 대화하기, 행동 취하기'가 바로 그런 과정이다. 내가 보기에,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은 하나의 상담치료기법이면서, 동시에 우리 스스로 가정과 직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갈등 상황에서 차근차근 나 자신을 돌볼 수 있게끔 돕는 자기성찰적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저자는 배우자나 애인과의 갈등 상황에서, 부모님이나 자녀와의 갈등 상황에서, 친구와의 갈등 상황에서 그리고 혼자 있을 때 우리 내면아이의 상처를 치료하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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