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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불교는 인본주의 종교다. 단지 서양에서 말하는 인간중심의 종교라는 뜻이 아니다. 서양식 휴머니즘에 국한되지 않는 게 불교 사상이다. 불교는 협소한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우주 만물을 한뿌리 운명공동체로 간주하는 생명 중심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불교가 지향하는 생명 중심의 인본주의적 정취를 법정스님(1932∼2010)은 '맑고 향기롭게'라는 여섯 자에 담아낸 바 있다. 맑고 향기로운 삶, 맑고 향기로운 세상이 우리 시대의 위대한 인생멘토인 법정스님이 평생 소망한 바다. 맑고 향기로운 삶이야말로 가장 사람다운 삶의 궁극인 셈이다.
그럼, 맑고 향기로운 삶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는 무엇일까. 법정스님은 늘 절제와 공존의 자세를 강조했다. 잘 알다시피, 불교는 자비와 지혜의 가르침이다. 법정스님에겐 무소유와 청빈이 지혜이고, 공존과 공생이 사랑이다. 이 책 《진짜 나를 찾아라》(샘터, 2024)는 법정스님이 1994년 만든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나온 소중한 강연집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출간 강연 내용들 가운데 맑고 향기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수행 덕목과 일상 습관을 강조한 가르침을 수록했다. 가령 무소유, 청빈, 친절, 계율, 나눔과 생명의 의미 등이 그러하다.
부처님오신날이 바로 코앞이다. 다들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다함께 법정스님이 일으킨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에 동참해보자. 스님의 말씀처럼, '구호'가 아닌 '실천'을 해야한다. 먼저 무소유의 자세를 실천해보자.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을 말한다. 넓게 보면, 필요와 욕망을 구별하고 맑은 가난을 지향하는 지혜로운 삶의 자세가 아닐 수 없다. 기실 무소유는 '소유하지 말자'는 소극적인 생활태도가 아니라 나다운 삶의 진짜 주인공이 되려는 매우 실천적인 자세다. 무소유는 '지금 여기의 나'에 집중하는 삶의 양식이다. 과거와 미래가 아닌 오로지 현재, '지금 바로 이 순간'에 몰입하는 태도가 무소유의 태도다. 나눔을 부지런히 실천해야 마음이 맑아지고 마음이 맑아야 무소유가 가능하다. 맑은 세상은 무소유에 기댄 나눔의 세상, 나눔과 봉사에 기댄 자비와 사랑의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