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벚꽃이 한창이다. 서양인에게 '벚꽃'하면 한국보다 일본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로 유명한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아는 일본어는 딱 두 마디 뿐이었다. 바로 '사쿠라'와 '고코로'다. 일어를 배우지 않은 이 땅의 장삼이사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하지만 1930년대 중반, 일본 땅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벚꽃과 대포'라는 일본 문화의 민낯을 간파하고 만다. 대단하다. '국화와 칼'에 버금가는 문화인류학적 통찰력이다.
"일본은 강건하고 자제할 줄 알며 무서운 다중 나선형 용수철 같은 동양의 정신과, 기술이 발전한 유럽 문명의 물질을 다루는 능력을 통합하려고 한다. 일본의 전통적 기사인 사무라이는 기모노 위에 무거운 철제 무기로 무장했다. 일본은 원래의 기질을 지키려고 애쓴다. 그들의 본바탕은 부드럽고 강하며 감각적이고 무자비하다."
그리고 '사쿠라'와 '고코로'에 이어, 일본을 이해하는핵심 키워드로 '테러'(공포 혹은 전율)를 추가한다. 지금으로부터 90여년 전에 일본 기행에서 이런 소회를 남기다니 소름돋는 경지가 아닐 수 없다. '테러'라는 말에서, 나는 '지진', '방사능',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 등을 떠올렸다. 그래도 일본으로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은 이들이 주위에 수두룩하다. 일본 여행을 갈 생각이 있는데 일어를 전혀 배워보지 못한 분이라면 이 책을 권해본다. 바로 시원스쿨어학연구소에서 펴낸 《진짜 여행 일본어》다.
잘 알다시피, 여행의 본질은 소비 지출, 쉬운 말로 써재끼기다. 고로 여행 외국어의 기본은 언제나 숫자 읽기다. 날마다 써재끼는 액수를 알아들어야 하기에 숫자 읽기와 이해는 기본이다. 《진짜 여행 일본어》에서는 숫자 읽기부터 개수 세기, 인원수 세기, 매표 시 연령대 구분하기, 월 읽기, 요일 읽기, 층수 읽기, 시간 말하기, 전화번호 말하기를 필수 생존 일본어로 간주하고 여행 일본어의 왕기초를 빠르게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