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문해력의 힘 - 청소년의 문해력을 키우는 미디어 활용법
윤세민 외 지음 / 유아이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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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문해력의 관계는 기묘하다. 줄다리기의 청군과 백군처럼 서로 죽어라 당기는 강적일 수도 있고, 왕을 태운 원팀의 목마처럼 서로 발을 맞춰 달려나가야 하는 파트너일 수도 있다. 미디어 유형에 따라 문해력과의 관계가 묘하게 틀어진다. 일반적으로 미디어가 종이 신문과 뉴스, 인쇄 출판과 결부된 대중매체라면 문해력과 원팀의 목마와 같은 상승 작용을 하지만, 인터넷이나 유튜브, 웹툰 같은 뉴미디어라면 오히려 문해력을 크게 저하시키는 장애물로 간주된다. 그럼, 국내 미디어 전문가들은 문해력과 미디어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볼까. 언론매체 전문가들이 말하는 미디어 문해력이란 전통적인 기초 문해력과는 또 얼마나 다른 성질의 것일까.

매해 9월 8일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문해의 날'이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문해력이란 "다양한 맥락과 연관된 인쇄 및 필기 자료를 활용하여 정보를 찾아내고 이해하고 해석하고 만들어내고 소통하고 계산하는 능력"이다. 기초 문해력이 글밥을 깊이 있게 읽거나 글쓴이의 논리 구조를 파악하는 이해력이라면,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 담론을 깊이 있게 이해하거나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다. 가령 사이버의 정보 홍수 속에서 허위조작 정보를 가려낼 수 있고 상황과 목적에 맞는 정보를 적절하게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이 디지털 문해력의 핵심이다.

그런데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 텍스트의 유형에 따라 서브 범주가 줄줄이 파생된다. 가령 뉴스 리터러시가 있다. 뉴스 리터러시는 "뉴스를 효율적으로 읽고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유용하게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뉴스 리터러시는 뉴스에 오보나 왜곡 보도가 있음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뉴스에 거짓 정보, 과정이나 축소, 왜곡, 나쁜 의도, 속임수 등이 있을 수 있다는 비판적 혹은 회의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47쪽)

뉴스 리터러시 수준이 높다는 말은, 나쁜 기사와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안목이 높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나쁜 기사란 광고형 기사, 선정적인 기사, 취재원이 불분명한 기사, 이른바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 하는 받아쓰기 기사, 어뷰징 기사, 취재보도윤리를 지키지 않는 기사 등을 말하고, 일반적으로 가짜뉴스란 뉴스의 형식을 갖추고 허위의 내용을 담고 있고 속이려는 의도로 작성된 뉴스를 말한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사회적 의제에 대한 종합 지식, 비판적 사고, 분석능력, 그리고 의사소통 기술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해력 향상을 위한 가장 유력한 대안 혹은 거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강조되는 것이 독서 습관이다. 그래서그런지 혹자는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일환으로 시사 칼럼 읽기를 강추하고, 혹자는 디지털 문해력 교육의 일환으로 웹툰과 웹소설 같은 웹콘텐츠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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