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얼티밋 가이드
에린 헌터 지음, 웨인 매클로플린 그림,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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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정리가 필요한 시리즈물이 있다. 가령 '스타워즈', '건담', '원피스' 그리고 '전사들' 시리즈가 그러하다. 이에 비하면 '매트릭스'나 '해리 포터'는 초등 수준에 불과하다. 어릴 때 건담의 복잡한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건담 백과사전을 열심히 읽던 기억이 난다. 나는 '전사들' 시리즈를 그래픽노블로 처음 접했기에, 전사들의 세계관에 빈 구멍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영어원서로 읽어보려고 하는데, 매 시리즈마다 여섯 권이고 무려 7부를 넘어서는 그 방대한 분량에 조금 주저하게 된다. '전사들'의 각 부족은 지도자, 부지도자, 치료사, 훈련병, 전사, 킷, 원로 등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무수히 많은 캐릭터들이 대를 이어가며 이야기에 나오는데, 지도자나 치료사 같은 주요 캐릭터만 따져도 백을 채우고도 남는다. 우리에게 《전사들 얼티밋 가이드》(가람어린이, 2023) 같은 책이 필요한 이유다.

충실한 가이드북답게, 이 책은 '전사들'의 주요 캐릭터를 생생하고 정교한 삽화와 더불어 소개하고, 각 종족의 배치도는 물론 숨겨진 비화를 들려준다. 천둥족, 그림자족, 바람족, 강족, 하늘족, 물여울부족 6개 부족과 각 부족의 주요인물은 물론, 고대 고양이들과 종족에 속하지 않는 고양이들과 다른 동물들에 대한 소개까지 해주고 있다. 잘 알다시피, 천둥족은 낙엽수가 많은 지역, 바람족은 탁 트인 황무지, 강족은 물고기가 풍부한 강가, 그림자족은 습지와 소나무가 주를 이루는 지역을 영역으로 차지하고 있다. 한편, 하늘족은 본래 숲에 살았던 최초의 종족인데, 숲에서 쫓겨난 뒤 모래 바위가 깎여 만들어진 협곡에서 살게 된다. 그리고 물여울부족은 거칠고 황량한 산의 동굴에서 산다.

'삼국지' 입문자가 제갈량의 매력에 푹 빠져들듯, '전사들' 입문자라면 누구나 천둥족의 용맹하고 너그러운 지도자 파이어스타(불꽃별)에 빠지기 마련이다. 파이어스타는 '구약'에 비유하면 모세와 같은 그런 리더다. 파이어스타가 숲에 살던 종족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호숫가로 이동한 '위대한 여정' 동안 천둥족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천둥족은 다른 종족보다 '전사의 규약'을 가장 잘 준수하는 가장 전투적인 부족이다. 또한 별족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되는 연민과 용기가 가장 넘쳐나는 부족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여섯 부족 가운데 천둥족을 자신의 거울 이미지로 삼기 쉽다. 가령 천둥족에게서 미국인은 미국인의 모습을, 유대인은 유대인의 모습을, 그리고 한국인은 한국인의 모습을 보곤 한다.


파이어스타 이전의 천둥족 지도자인 블루스타, 파인스타에 대한 정리도 유익하지만, 파이어스타의 뒤를 이은 천둥족 지도자이자 타이거스타의 아들인 브램블클로(가시나무발톱)라는 새로운 리더에 대해 알게 돼 반갑다. 본 시리즈에 등장하지 않은 비화인 브램블스타와 타이거스타가 별족에게서 아홉 개의 목숨을 받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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