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더존스 -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가
염운옥 외 지음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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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는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고, 혐오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 기준은 권력 위계다. 사회 전체를 피라미드 위계 구조로 본다면, 나보다 윗쪽의 차이는 호기심과 모방의 대상이 되고, 나보다 아래쪽의 차이는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곤 한다. 내가 주류 다수에 속하는 평범한 장삼이사일 경우, 혐오와 차별은 이른바 구석자리로 몰린 사회적 비주류와 성적 소수자에게 집중되기 마련이다.

유난히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에 '다문화'와 '다양성'에 대한 포스트모던 담론이 대량 주입된 시기는 90년대 후반부터라고 기억한다. 삼십 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 같다. 한국 사회의 혐오와 차별의 그물망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이젠 '주류와 비주류', '인종'과 '민족'의 바운더리를 넘어, 전통적으로 '우리' 안에 속해 있던 내부의 '타자'까지도 혐오와 차별의 그물망에 걸려들게 되었다. 노인과 청년, 수도권과 지방, 남성과 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이 그러하다.

차이가 차별을 부르고, 차별이 불공정과 불합리함을 부르고, 끝내 잔혹한 야만적 폭력을 부른다. 이런 차별의 칼날이 난무할 때일수록 다양성 담론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과 폭넓은 관심이 요구된다. 다양성은 차별이라는 치명적인 독소에 맞서는 해독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 《인디아더존스》(사람과나무사이, 2023)는 차별과 다양성에 관한 국내 전문가의 담론을 모은 책이다. 집필진은 사회학자 염운옥, 인구학자 조영태, 진화생물학자 장대익, 미디어학자 민영, 종교학자 김학철, 범죄심리학자 이수정으로, 다들 한결같이 다양성 존중은 이제 개인의 취향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유일한 살길임을 강조한다. 책제목 '인디아더존스'는 영화 '인디아나존스'를 패러디한 것이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는데, '다른 곳(Zones)에서'라는 뜻도 있지만, 이공간에 뚝 떨어진 모험가 존스박사를 떠올리게 한다. 솔직히 좀 '라떼'스러운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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